부안군 회전교차로 야간 안전시설물 관리 부실로 운전자들 안전 위협

수천만원 들여 설치한 발광형 표지판 제기능 못 하는 게 부지기 수
차량 충돌 방지 등을 위한 반사지도 상당수 시설 안 돼
부안군 관계자 “회전교차로 시설물 유지관리를 위해 발주했다” 밝혀

  • 기사입력 2020.03.10 10:28
  • 최종수정 2020.03.10 16:04
  • 기자명 이서노 기자
백산 평교 회전교차로. 표시등 전체가 작동이 안 되고 있다.
백산 평교 회전교차로. 표시등 전체가 작동이 안 되고 있는 데다가 반사지까지 부착이 안 돼 야간 교통안전시설이 전혀 안 되어 있는 것이나 다름이 없다. 

부안군 관내 회전교차로에 설치한 표지판 등 야간 교통안전시설물들이 작동이 안 되거나 시설 미비로 운전자들의 안전이 크게 위협받고 있다.

야간 운전시 시인성을 높이기 위해 회전교차로에 설치한 태양광 발광형 갈매기 표지판(이하 발광형 표지판)은 기능을 상실한 게 수두룩 하고, 사고 예방 등을 위해 회전교차로나 분리 교통섬 경계석에 부착하는 시선유도테이프 등 반사지 시설이 안 된 곳도 상당수다.

부안군에 따르면 발광형 표지판 시설비용은 설치 시기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개당 139만원(설치비 포함) 선으로 회전교차로 1개소에 6개~12개정도 설치 되어 있다.

지난 3일 부안뉴스가 부안군 관내에 조성된 회전교차로 17곳 가운데 10여 곳을 살펴봤지만 발광형 표지판 등 조명시설이 100% 정상 작동되고 있는 곳은 단 한 군데도 없었다.

일부만 정상 작동되거나 어떤 곳은 1개, 심지어는 아예 전체가 작동 불능인 곳도 있었다.

운전자들의 안전을 위한다는 목적으로 수천만원의 혈세를 들여 설치한 발광형 표지판 등 야간 교통안전시설물들이 관리 부실로 오히려 운전자들의 안전을 위협하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 9일 오후 봉덕 회전교차로 모습. 경계석이 차량에 부딪혔는지 분리 교통섬이 망가져 있다.
지난 9일 오후 봉덕 회전교차로 모습. 경계석이 차량에 부딪혔는지 분리 교통섬이 망가져 있다.

이날 저녁 9시경 차를 타고 백산 평교 회전교차로 등 몇 곳을 둘러봤다.

백산 평교 회전교차로는 야간 교통안전시설이 전혀 안 되어 있는 것이나 다름이 없었다.

표지판 대신 설치한 표시등은 작동 불능으로 단 한 개도 불이 켜지지 않았다.

더군다나 이 표시등은 까만 원형 형태의 신호기 모양처럼 생겨 차량 불빛 반사 효과도 얻을 수 없는 시설이었다.

이런 상황인데도 회전교차로 경계석은 차량 충돌 방지 등을 위한 반사지 부착도 안 되어 있었다. 주변에 설치된 분리 교통섬도 마찬가지였다.

이곳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행중 회전교차로는 발광형 표지판은 2개를 제외하고 나머지는 정상 작동됐지만 주변이 어두운 편인데도 회전교차로 경계석과 분리 교통섬에는 반사지 부착이 전혀 안 되어 있었다.

특히 이곳은 회전각이 좁아 회전교차로 설치 장소로는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운전자들 사이에서 지속적으로 제기되는 곳이다.

이를 증명이라도 하듯 회전교차로 전방 10~20미터 지점에 방지턱까지 설치해놓고도 진출입로 부근에 또 턱을 높여 횡단보도를 조성하고 그 주변에는 수많은 시선 유도봉까지 설치했다.

연곡 회전교차로는 행중 회전교차로 보다 주변이 더 어두워 보였다.

그런데도 발광형 표지판은 달랑 1개만 작동돼 표지판 기능이 사실상 무용지물 상태였다.

경계석에 금속으로 된 반사지가 부착돼 있었지만 일부는 뜯겨져 회전교차로에 방치돼 있었다.

봉덕 회전교차로는 발광형 표지판과 고휘도 표지판이 각각 절반 정도 설치돼 있었고, 이곳 역시 발광형 표지판은 일부만 작동됐다.

회전교차로 경계석에 반사지는 부착돼 있었지만 분리 교통섬 경계석에는 일부만 반사지가 부착돼 있었고, 차량과 충돌했는지 제자리를 벗어난 경계석이 눈에 들어왔다.

동진 장기오거리 회전교차로. 발광형 표지판(빨강색 원) 1개가 작동이 안 돼 불이 켜지지 않은 반면 다른 표지판(노랑색 원)은 빨깧게 불이 켜져 있다.
동진 장기오거리 회전교차로. 발광형 표지판(빨강색 원) 1개가 작동이 안 돼 불이 켜지지 않은 반면 다른 표지판(노랑색 원)은 빨깧게 불이 켜져 있다.

작년에 사고 위험이 높다는 주장이 운전자들 사이에서 끊임없이 제기됐던 동진 장기오거리 회전교차로는 조성된 지 얼마 안 돼 발광형 표지판이 정상 작동될 것으로 예상했지만 이곳도 표지판 한 개가 불이 들어오지 않았다.

운전자들에 따르면 이곳은 초행길 운전자들이 방향을 헷갈려 하고 있다.

이정표는 있지만 크기가 작은 데다가 어둡고 갈림길이 많다 보니 야간에 길을 잘 못 찾아 엉뚱한 방향으로 간다는 것.

이곳 역시 회전교차로가 조성되면서 사고 위험이 높고, 통행이 더 불편해졌다는 얘기가 운전자들 사이에서 끊이질 않고 있다.

행안면 송정 회전교차로도 설치 장소로는 부적하다고 지적을 받는 곳이다.

이곳엔 발광형 갈매기 표지판은 설치되지 않았고, 회전형 화살표 표지판만 3개가 설치돼 있었다. 다른 곳과 마찬가지로 반사지 부착은 안 되어 있었다.

연곡 회전교차로. 경계석에 부착된 금속으로된 반사지가 뜯겨져 회전교차로에 방치돼 있다.
연곡 회전교차로. 경계석에 부착된 금속으로된 반사지가 뜯겨져 회전교차로에 방치돼 있다.

이 밖에도 행안농공단지 회전교차로는 발광형 표지판 가운데 절반 정도 작동 불능이고, 스포츠파크 회전교차로(동, 서)도 발광형 표지판이 일부만 정상 작동됐다.

행안초 회전교차로나 신기 회전교차로도 마찬가지였다.

관내 회전교차로 가운데 일부만 살펴봤지만 이처럼 야간 교통안전시설물들이 관리부실과 시설 설치 미흡 등으로 운전자들의 안전을 위협하고 있다.

이에 대해 부안군 관계자는 “전주국토관리사무소와 전라북도 도로관리사업소에 회전교차로 시설물 보수를 요청 했다”면서 “시설물 등이 파손되거나 밧데리 불량이면 바로 교체가 가능하다고 했고, 부안군이 요청하면 현장에 나가서 확인해 보고 필요하면 유지관리 예산을 별도로 세워 보수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부안군에서 설치한 회전교차로는 6개소가 있는데 회전교차로 시설물 유지관리를 위해 발주를 했다”면서 “일제히 한 번 돌아보고 확인해서 시선유도테이프 등도 떨어진 부분이 있으면 다음 주 정도 보수를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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