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화면 진입로에 설치된 태양광 LED 조명 ‘졸속행정’ 문제점 속속 드러나

지난 21일 밤 11시밖에 안 됐는데 조명 수십 개 불 꺼져있어
조명 불 켜지는 핵심 부분 없어지거나 농기계 등으로 망가지기도
여름 장마철, 눈 오는 겨울철 충전 부족으로 제 기능 할까 우려 커
계화면 관계자  “주기적으로 관리해 원형 유지하도록 하겠다” 밝혀

  • 기사입력 2020.04.28 10:00
  • 최종수정 2020.05.02 19:22
  • 기자명 이서노 기자

계화면이 지난 3월 말경 교통사고 예방과 야간 경관을 위해 군비 4500만원을 들여 설치한 태양광 LED 횃불조명이 설치한지 한 달도 안 돼 문제점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우려가 현실로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부안뉴스는 이번 보도에 앞서 지난 9일 계화면이 설치한 태양광 LED 횃불조명과 관련해 '졸속행정에 예산낭비, 설치장소 부적절, 쉽게 망가질 우려가 있다'는 점 등을 지적했다.(인터넷 부안뉴스 4월 9일자, 지면 제22호 참조)

아니나 다를까 예견대로 문제점이 발생하고 있다.

태양광 조명이 충전이 제대로 안 돼 깜깜한 밤인데도 조명 불빛이 일찍 꺼지는 현상이 나타나는 데다가 망가지고 분실되는 일까지 발생하고 있는 것.

기상청 자료에 따르면 지난 17일부터 19일까지 3일간 부안지역에 비가 내렸다.

일 강수량은 1.3mm~16.3mm로 양은 그리 많지 않았다.

그런데 비가 내린 마지막 날인 19일 밤 10시 20~30분쯤 계화면 주진입로 부근에 설치된 태양광 조명 수십 개의 불빛은 희미 하거나 기능을 상실한 상태였다.

흐린 날씨 탓에 태양광 조명 패널 충전 부족으로 일찍 방전돼 나타난 현상으로 보였다.

지난 21일 밤 11시 30분경. 계화면사무소 옆에 설치된 조명이 절반 넘게 불빛이 없다.
지난 21일 밤 11시 30분경. 계화면사무소 옆에 설치된 조명이 절반 넘게 불빛이 없다.

이 같은 상황은 비가 그친 며칠 뒤인 21일에도 이어졌다.

이날도 밤 11시밖에 안 됐는데도 수십 개의 조명이 아예 불이 들어오지 않거나 불빛이 거의 보이지 않았다.

낮 시간은 비교적 맑은 날씨였는데도 어찌된 이유인지 비가 온 날과 같은 일찍 방전되는 현상이 나타났다.

이 같은 현상은 동진면에서 계화면으로 진입하는 지점에 세워진 표지석 부근에 집중됐다.

도로 양쪽에 설치된 조명 수십개가 불빛이 없거나 사라지기 일보 직전이었다.

이곳은 나무가 우거져 태양광 조명 패널에 충전이 잘 안 되는 환경이다.

다른 설치 구간도 중간중간 불이 꺼져 있는 조명들이 하나둘씩 눈에 띄었다.

날씨가 며칠 흐렸다고 태양광 조명을 설치한지 20여일만에 이런 문제점이 발생하면서 여름 장마철과 눈이 내리는 겨울철에는 더 우려스러운 상황이다.

더군다나 여름철은 이곳에 심어진 가로수인 배롱나무 잎이 무성해지고 꽃이 피는 시기로 그 주변에 설치된 태양광 조명은 충전에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겨울철도 마찬가지다.

눈이 내리는 겨울은 낮 시간 보다 밤 시간이 더 길어 조명이 켜져 있어야 할 시간이 더 늘어나는 반면 충전 시간은 짧은 기후 조건이다.

또한 설치 후 2년 정도 경과 됐을 때부터 충전 지속시간이 짧아지고, 태양광 패널에 먼지 등이 쌓이는 것도 문제점으로 꼽힌다.

태양광 LED 조명 머리 부분이 뜯겨져 있다.
태양광 LED 조명 머리 부분이 뜯겨져 있다.

쉽게 망가지거나 도난 우려도 문제다.

실제로 지난 9일 조명 2개가 망가진 일이 있었고 그 후 며칠 뒤 보수 조치를 했지만 또 다시 조명 몇개가 쓸모 없게 돼버렸다.

누군가가 훔쳐간 것인지 조명에서 가장 중요한 불이 켜지는 머리 부분이 5개가 사라졌다.

이 가운데는 뜯겨져 떨어져 나간 조명도 1개가 있었다.

그 주변 조명 여러 개에 흙이 묻어 있는 것을 볼 때 트렉터 등 농기계에 부딪혀 망가진 것으로 보였다.

조명이 설치된 곳은 편도 1차로로 도로 폭이 좁고, 그 주변엔 논이 있어 농번기 때면 트렉터 등 농기계들의 이동이 잦다.

도로에 설치된 조명도 문제가 있지만 계화면사무소 주변에 설치된 조명도 마찬가지다.

면사무소 앞 가로화단 등에 설치한 조명도 여러 개의가 불이 켜지지 않은 상태였고, 점멸 현상이 나타나는 조명도 있었다.

편의점 앞에 설치된 조명은 가게 조명의 밝기 때문인지 아예 불이 켜지지 않았다.

사실 편의점은 24시간 운영되기 때문에 어둡지도 않고 굳이 그 앞에 조명을 설치할 필요가 없는 곳이다.

이처럼 계화면이 교통사고 예방과 야간 경관을 위해 설치한 태양광 조명은 많은 문제점을 안고 있어 교통안전시설물로써는 부적절 하다는 평가가 내려지고 있다.

계화면이 졸속행정, 예산낭비 비판을 받는 이유다.

편의점 앞. 가게 불빛 때문인지 태양광 조명에 불이 꺼져 있다.
편의점 앞. 가게 불빛 때문인지 태양광 조명에 불이 꺼져 있다.

이에 대해 주민 A씨는 “집 마당에 태양광 조명을 설치해 봤는데 2~3년 지나면 새벽 3시정도면 불이 다 꺼진다”면서 “하물며 가로수가 있고, 먼지가 많이 쌓이는 도로에 설치한 것은 어떻겠느냐, 충전 기능은 더 떨어질 수밖에 없고 새벽 시간 때는 깜깜해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비가 올 때는 차량 전조등 불빛이 더 어두워 보여 이런 때 야간 교통안전시설이 필요한데 정작 필요할 때 조명이 꺼진다면 조명을 설치한 게 무슨 의미가 있느냐”며 “도대체 무슨 생각을 가지고 수천만원을 들여 태양광 조명을 도로에 설치할 생각을 했는지 이해가 가질 않는다”고 꼬집었다.

공무원이나 군의원들도 “생각이 짧다, 잘 못 됐다”는 등 부정적인 시각을 보였다.

이와 관련해 계화면 관계자는 “저희가 다시 제품 점검이라든지 일정이 따로 잡혀 있어서 보완할 예정이고 하자보수 이행이라든가 이런 사항이 있다”면서 “차후에 일정을 잡아서 그런(조명 불이 꺼지는 현상) 부분은 조정을 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어 “날씨가 좋은 날은 새벽 4시~5시까지 켜진 것을 확인 했는데 우천시까지는 확인하지 못했다”며 “운전 부주의로 몇 개 파손이 된 것이 있는데 그 부분은 업체에 연락을 취해서 다시 보존 해놓을 생각이다. 그런(파손) 부분은 면에서 주기적으로 관리해 원형이 유지될 수 있도록 계속해서 추진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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