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안 앞바다에 때아닌 점액성 물질 출몰…꽃게·전어철인데 그물은 뻘진흙 덩어리로 범벅

어민들, 잼버리 준설 사업하면서 발생한 부유물 등 원인으로 지적
최근 소강상태 보이고 있지만, 또 다시 발생해 어획량 감소될까 우려
대량의 이물질 발생하면서 어민들 대책마련 움직임 가능성도
새만금사업단 관계자 “새만금 방류수는 위도 근처까지 가지 않는다” 주장

  • 기사입력 2020.09.27 22:07
  • 최종수정 2020.09.27 22:10
  • 기자명 이서노 기자
뻘진흙으로 뒤범벅된 그물.
뻘진흙으로 뒤범벅된 그물.

지난달 말경부터 이달 중순까지 부안 앞바다에 때아닌 점액성 물질이 출몰하면서 어민들이 어획량 급감으로 어로 활동에 어려움을 겪었다.

금어기가 끝나고 지난달 21일부터 본격적인 꽃게와 전어잡이가 시작됐지만 그물에 걸려 올라오는 것은 악취가 풍기는 진흙 덩어리였다.

일명 때꼽이라 불리는 점액성 물질이 뻘과 한데 섞여 그물에 달라붙은 것.

어민들에 따르면 이 이물질은 격포 앞바다뿐만 아니라 형제도, 임수도 등 위도 근해에서도 발견됐다.

이번처럼 많은 양의 이물질이 바다에 퍼져 그물에 걸려 올라온 건 보기드문 현상이라는 게 어민들의 설명이다.

어민들은 이 같은 현상이 발생된 것을 새만금호를 원인으로 지적했다.

새만금호 내측 수질 악화 및 각종 공사로 부유물 등이 생성돼 수문이 개방되면서 외측 바다로 퍼져 바다에 흘러다니다가 그물에 침착됐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는 것.

특히 잼버리 공사를 유력한 원인 중 하나로 꼽았다.

새만금 내측 갯벌층을 펌핑하는 과정에서 부유물들이 올라오고 올 여름 장마 때 수문을 자주 개방하면서 새만금 외측 바다로 흘러 나왔다는 것.

현재 어민들은 사후 대책 마련을 염두해 두고 있다.

이 같은 현상이 반복될 경우 그 피해는 고스란히 어민들이 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아직까지 집단 행동 등의 움직임은 결정된 사항은 없지만 일부 어촌계 중심으로 사후책 마련이 필요하다는데 공감대는 형성된 것으로 전해졌다.

김현채 격포어촌계장은 “어민들이 불만이 많고, 어떤 사후책 마련에 접근을 하자고 한다"면서 “바다 생태계가 파괴돼 바닷물은 있지만 고기가 없다면 어민들에게 무슨 소용이 있겠느냐, 어민들에게는 물이 필요한 게 아니다. 어족자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가 연구기관도 아니고 그렇다고 용역을 한 것도 아니다. 학계 등에서 연구해서 결과가 나온 것은 없다”면서 “1차적으로는 잼버리 사업을 하면서 갯벌 층을 펌핑하는 과정에서 부유물이 많이 발생한 것을 가장 큰 원인으로 꼽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비가 많이 오면서 수문을 자주 개방하다 보니 물량도 많아지고 유속도 빨라져 부유물들이 휩쓸려 내려 온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근에는 이물질이 거의 사라진 상태지만 어민들의 걱정은 사라지지 않았다.

언제든 이 불청객이 부안 앞바다에 또 떠다니면서 어업에 피해를 줄지 모르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 2017년도 6월경에도 이와 비슷한 현상이 벌어졌다.

당시에는 섬유 성분이 그물에 걸려 고기가 잡히지 않아 어민들에게 피해를 줬다.

그물에 이물질이 붙으면 고기가 잘 걸리지 않는다고 한다.

부안군 등에 따르면 그물이 바다에 수직으로 떠 있어야 하는데 이물질 등이 붙으면 무게 때문에 수평으로 눕게 되기 때문에 꽃게나 고기 등이 그물에 잘 걸리지 않는다.

이 때문에 어민들은 그물에 이물질이 달라붙는 것에 대해 민감할 수밖에 없다.

이에 대해 새만금사업단에서는 이번 이물질 사태는 수문 개방과는 관계가 없다는 입장이다.

새만금사업단 관계자는 “수문을 개방해도 새만금 방류수가 위도까지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본다”면서 “배수갑문을 열고 방류 때 물이 얼마나 가는지 부표를 던져놓고 추적을 한다. 그런 실측 자료가 있다”고 근거를 제시했다.

이어 “방류수가 흘러가는 것은 거리상 몇키로미터가 안 된다. 간다고 해도 흘러가면서 점차 희석된다”면서 “침전되면서 아주 작은 입자는 (위도 근처 해역까지) 갈 수가 있다”면서 “잼버리 부지에서 준설작업을 할 때 발생한 탁수는 배수갑문으로 나가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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