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가집, 산꼭대기 게이트볼장…행안면 시설물들 잇따라 혈세낭비 ‘도마위’

초가지붕 황토방 혈세 먹는 애물단지 전락 ‘비판’
산꼭대기 게이트볼장 특정 단체 위한 시설 ‘특혜의혹’
이들 시설물들 망가진 채 방치되면서 주변경관 훼손
부안뉴스 취재 시작되자, 뒤늦게 일부만 치워
이들 시설물 모두 A전 의장 면장시절 조성

  • 기사입력 2021.02.25 17:05
  • 최종수정 2021.02.25 18:18
  • 기자명 김태영·이서노 기자
행안면 고성산에 조성된 야외 게이트볼장.
행안면 고성산에 조성된 야외 게이트볼장.

초가집과 산꼭대기 게이트볼장 등 행안면이 과거에 추진했던 사업들이 잇따라 비판의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이들 시설물들이 애물단지로 방치되면서 주변경관을 해치는 동시에 혈세까지 충 내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최근 행안면 고성산 꼭대기에 조성된 야외 게이트볼장을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특정 단체를 위해 산꼭대기에 혈세를 들여 게이트볼장을 조성한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이 게이트볼장은 고성게이트볼장으로 산꼭대기에 조성되다 보니 일반인들은 게이트볼장이 있는지 조차 모른다.

때문에 이 게이트볼장을 이용하는 사람은 고성게이트볼 회원 몇 명뿐이다.

사실상 이들 회원들만을 위해 조성된 전용 게이트볼장인 셈이다.

문제는 이 게이트볼장이 혈세로 조성됐는데도 부안군 체육시설물로 등록되지도 않았고, 편의시설도 컨테이너다 보니 건축물대장도 없다는 점이다.

그러다보니 게이트볼장을 조성한 행안면조차도 이 게이트볼장이 언제, 어떻게, 얼마의 예산을 들여 조성됐는지 명확하게 알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다만 부안군의회 A전 의장이 면장시절 이 사업을 추진했다는 정도로만 추정하고 있다.

낡고 구멍뚫린 의자.
낡고 구멍뚫린 플라스틱 벤치.

사정이 이렇다보니 관리 소홀은 당연지사.

부안뉴스가 지난해 12월부터 최근까지 수차례에 걸쳐 이곳을 취재한 결과 게이트볼장으로 보기 의심스러울 정도였다.

플라스틱 벤치는 여기저기 파손된 채 널 부러져 있었고 나무벤치는 받침대가 썩어 부러진 채 방치돼 있었다.

게이트볼장 또한 낙엽이 쌓여있었고 주변에 설치된 철봉은 금방이라도 부러질 정도로 기둥이 썩어 있었다.

한마디로 흉물 그 자체였다.

그런데도 이 게이트볼장을 조성한 행안면은 부안뉴스의 취재 당시까지 이런 사실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었다.

그러면서도 매년 게이트볼장 바닥이 뜨지 않도록 관리하기 위한 소금 구입비를 지원하고 있었고, 지난해에는 90만원정도를 들여 바람막이까지 설치해줬다.

부안뉴스의 취재가 계속되자 행안면은 뒤늦게 썩어 망가진 나무벤치만 한쪽으로 치워놨다.

고성게이트볼 회원 등에 따르면 게이트볼장과 컨테이너, 벤치 등은 모두 혈세로 설치됐다.

행안면은 당시 사유지인 고성산 꼭대기에 특정 소수를 위해 군민 혈세로 게이트볼장을 조성한 것이다.

기둥이 썩어 곧 쓰러질 것 같은 철봉.
기둥이 썩어 곧 쓰러질 것 같은 철봉.

이 같은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비판이 일자 고성게이트볼회 관계자는 “게이트볼장 부지가 없어서 산에 지었다”면서 “사찰 산인데 그때 게이트볼 회원들이 땅 주인에게 양해를 받아서 거기(고성산)다 게이트볼장을 짓게 됐다”고 해명했다.

그는 현재 게이트볼장이 운영되고 있느냐는 질문에 “회원 6~7명이 게이트볼장을 이용하고 있다”면서 “가을까지는 게이트볼을 쳤는데 지금은 추워서 못 친다. 바닥을 쓸고 해야 하는데 지금은 못하니까 엉망이다. 가을까지는 청소를 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앞으로 실내 게이트볼장이 지어지면 거기는 사용하지 않을 것”이라며“어떤 노인네들이 산꼭대기까지 올라가서 게이트볼을 치겠느냐”고 말했다.

이와 관련 행안면 관계자는 “건축물 대장에 등록이 되지 않아 시설 규모나 지어진 시기 등을 정확하게 알 수가 없다”면서도 “고성게이트볼 회원들이 게이트볼장을 이용하고 있고, 면에서 지원하는 건 바닥이 들뜨지 않도록 소금 구입비를 지원하는 정도인데 지난해만 바람막이 펜스를 설치해줬다”고 말했다.

이에 앞선 지난해 말에는 수년째 방치되고 있는 행안면 신기리 ‘초가지붕 황토방’이 초가지붕 보수비로 매년 수천만씩 투입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혈세 먹는 애물단지란 비판을 받기도 했다.

이 같은 비판은 지금까지도 이어지고 있다.

초가지붕 황토방은 지난 2005년에 건축됐으며 A전 의장이 면장시절 혈세로 조성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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