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적 유명세 탔던 ‘물의거리’, 역대급 졸작으로
전국적 유명세 탔던 ‘물의거리’, 역대급 졸작으로
  • 김태영 기자
  • 승인 2021.07.25 22:23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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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구조물·조경 당초 설계 조감도와 바꿔
둥근그물막평면지붕구조에서 십여년전 유행했던 디자인으로
발주처·막구조물 업체 간 유착?…각종추측 등 설왕설래
도로·광장모두 테마거리와 문화공간으로 보기 민망할 정도
현재 물의거리 광장 모습.
현재 물의거리 광장 모습.
당초 물의거리 광장 막구조물 설계 조감도.
당초 물의거리 광장 막구조물 설계 조감도.

또 하나의 역대 급 졸작이 탄생했다.

부안군이 말도 많고 탈도 많던 물의거리를 야외공연‧행사 등을 진행할 수 있는 광장과 막구조물 등을 설치해 정비했지만 결과는 참담한 수준이다.

도로부터 인도, 광장, 막구조물까지 어디하나 제대로 된 데가 없다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게다가 수억여원이 투입된 막구조물과 조경의 경우 설계 조감도와 실제로 조성된 모습이 전혀 다른 모습을 띠면서 바뀐 배경을 두고 설왕설래가 이어지는 등 논란이 확산하고 있다.

당초 설계조감도는 둥근그물막평면지붕구조를 띤 막구조물 밑에 조경과 광장이 어우러지고 날씨에 따라 광장바닥 문양이 변하는 콘셉트였는데 완공된 구조물은 흡사 대형 몽골텐트와 비슷하기 때문이다.

특히 이 구조물은 십여년전 야외 공연장 지붕으로 유행했던 디자인으로 현재는 이 같은 디자인의 구조물은 잘 설치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렇다면 왜 바뀐 걸까.

일각에서는 발주처와 막구조물 업체 간의 유착과 공무원의 무책임이 원인일 것이라는 추측이 나온다.

업체를 밀어주다보니 당초 설계제품을 놔두고 재고품이나 다름없는 제품을 설치하도록 슬그머니 설계변경 한 것 아니겠느냐는 것이다.

한 공무원은 “막 구조물 등이 당초 조감도와 크게 다르다”며“수년전에 유행했던 구조물이 설치됐다. 주변경관과 전혀 맞지 않는 재고품이 설치된 것 같다”고 지적했다.

막구조물을 본 주민들 여론 또한 ‘넓은 운동장에나 설치해야할 구조물을 좁은 곳에 설치했다. 쌩뚱맞다’ ‘좋은 조경 없애더니 몽골텐트 쳐놨냐. 한심하다’ ‘수준이하도 어느 정도지 물의거리를 차라리 막구조물 거리로 이름을 바꿔라’ 등 혹평 일색이다.

물의거리 졸작 논란은 공사 전부터 어느 정도 예견됐었다.

부안군은 당초 물의거리를 26억원을 들여 양방향 도로 체계를 일방통행으로 바꾸는 동시에 물길을 가장자리고 옮기고 인도와 쉼터, 광장 등을 만들어 주민들이 쾌적하고 안전하게 걷고 즐길 수 있는 문화의 거리로 조성할 계획이었다.

군은 이를 위해 지난 2019년 초 7천 957만원을 투입해 설계용역을 실시한 뒤 그해 말 관계기관과의 협의와 주민 및 인근 상가들의 의견수렴을 마치고 지난해 초 사업을 착공, 6월말에 완공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착공을 앞두고 부안농협이 양방향 통행 체계를 일방통행으로 할 경우 하나로마트가 막대한 영업 피해를 입을 수밖에 없다고 반발하면서 사업이 표류하기 시작했고 이때부터 ‘반쪽짜리 사업’으로 전락할 것이란 우려가 곳곳에서 터져 나왔다.

결국 우려가 현실이 된 것이다.

현재로선 도로와 광장모두 테마거리와 문화공간으로 보기 민망할 정도라는 시각이 강하다.

물의거리 롱롱피쉬 꼬리 부분 공사 전 모습.
물의거리 롱롱피쉬 꼬리 부분 공사 전 모습.

우선 지난달에 준공한 광장과 쉼터 등은 넓이 31.5m 폭 15m 높이 15m 크기의 생뚱맞은 초대형 막구조물(3억 2300만원)과 넓이 16m 폭 3.6m 높이 5.1m 크기의 중형 막구조물(4400만원)이 들어서면서 수억원이 투입된 멀쩡한 공원 등을 철거하고 왜 이 같은 졸작을 만들었는지 모르겠다며 혈세낭비로 보는 시각이 많다.

테마거리인 물의거리도 자동차 두 대가 겨우 교차할 수 있는 이도저도 아닌 좁은 소방도로로 전락했다는 볼멘소리가 나오는가 하면, 가로등 역시 주변경관과 어우러지는 가로등을 설치해야 했음에도 국도와 고속도로 등 대로변에나 설치해야 할 법한 대형 가로등을 설치하면서 수준이하로 비춰지고 있다.

인도도 대형 가로등과 교통안내 표지판이 무질서하게 들어서면서 경관을 크게 해치는 동시에 보행자들의 불편을 초래하고 있어 주민들로부터 뭇매를 맞는 상황이다.

물의거리는 전국적으로 유명세를 탄 거리인 만큼 큰 밑그림을 통해 주도면밀하게 추진해야 했지만 잦은 설계변경과 졸속행정으로 인해 소방도로 이상도 이하도 아닌 이도저도 아닌 망작이 되었다.

부안군이 물의거리를 정비하기 위해 무려 21억원이 넘는 돈을 투입하고도 역대 급 졸작이라는 오명을 남긴 것이다.

문제는 졸작이 비단 물의거리 뿐만이 아니라는 점이다.

부풍로와 수생정원, 석동지구 안전한 보행환경 개선사업, 몇몇 회전교차로 등도 주민들에게 허탈함과 분노를 안겨주면서 엄청난 혹평에 시달렸다.

이들 사업들은 대부분 민선 6기에 발주된 사업들로 7기 들어 설계변경을 통해 기형적으로 조성됐다는 게 특징이다.

부안군 민선 7기호가 무능하고 지역발전에 관심이 없다는 비판이 나오는 가장 큰 이유 중 하나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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ㅇㅇ 2021-07-28 17:32:36
괜히 전라도, 특히 전북권 공무원들이 전국구 공무원중 일 안 하기로 소문난 게 헛소문이 아니겠지요. 공무원 한명 한명이 제 집안일처럼 맡은 일 성의껏 정성껏 온갖 세심하게 다 챙기고 그랬으면 모양새가 허술하지도 않겠죠. 돈은 더 들였을지라도. 근데 돈은 돈대로 모양새는 모양새대로. 불만만 나오는 데는 그럴만한 이유가 다 있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