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내기철 계화평야 논에 알 낳은 불청객 검은머리물떼새

논 주인 김동환 씨 알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
국가철새연구센터 관계자 “알 옮기면 소실된 것으로 많이 본다” 설명
김 씨 알 부화할 때까지 기다리기로 결정

  • 기사입력 2022.05.13 15:46
  • 최종수정 2022.05.21 15:33
  • 기자명 이서노 기자
계화평야 논에 있는 검은머리물떼새 알.
검은머리물떼새 알.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검은머리물떼새가 계화평야 한 논에 둥지를 틀고 알을 낳아 논 주인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다.

모를 심어야 할 시기가 다가와 로타리 작업을 해야 하는 데 검은머리물떼새 알 때문에 논에 물도 대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 놓였기 때문.

논 주인인 김동환 씨는 알을 다른 곳으로 옮겨 놓차니 어미 검은머리물떼새가 알을 버려둘까 우려되고, 또 모를 심어야 하는데 마냥 기다릴 수도 없는 상황에 처한 것이다.

김 씨에 따르면 약 15일전쯤 검은머리물떼새가 논에 둥지를 틀고 알을 품고 있었다.

김 씨는 “15일 전 논에서 감자를 심고 있었는데 옆 논에 검은머리물떼새가 날아가지 않고 있어 가봤더니 알이 있었다. 당시 목격한 검은머리물떼새는 한쌍이었다”며 “로타리를 쳐야 하는데 물도 못 대고 있다.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고민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둥지에는 검은머리물떼새 알 4개가 부화를 기다리고 있다.

알이 있는 곳과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에서 먹이를 찾고 있는 검은머리물떼새.
알이 있는 곳과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에서 먹이를 찾고 있는 검은머리물떼새.

김 씨의 고민을 해결할 방법이 있는지 부안뉴스가 13일 국가철새연구센터 측에 확인 해봤지만 알이 부화할 때까지 기다리는 것 밖에 방법이 없었다.

국가철새연구센터 관계자는 “알을 산란하고 품고 있는 기간에 알 상태로 다른 곳으로 옮기면 둥지가 소실된 것으로 (어미새들이) 많이 본다”면서 “그렇게 되면 번식에 피해를 주는 행동”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검은머리물떼새는 환경부에서 지정한 멸종위기 중에 하나”라며 “산란하고 부화하는데 길게는 24일정도 걸린다. 15일 정도 지났으면 기다려주는 게 가장 이상적”이라고 전했다.

이 같은 상황에 김씨는 검은머리물떼새 알이 부화할 때까지 기다리기로 했다.

김 씨는 “알을 다른 곳으로 옮기면 어미새들이 둥지가 소실된 것으로 본다고 하고 9~10일정도 기다리면 된다고 하니까 알이 부화할 때까지 기다리겠다”고 밝혔다.

한편 검은머리물떼새는 대한민국 천연기념물 제326호 및 멸종위기 야생생물 2급으로 지정되어 보호받고 있다.

몸길이는 45cm정도, 부리는 붉은색으로 7cm 가량 되며, 보통 2~3개의 알을 낳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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