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산반도국립공원사무소 자연숲 복원 사업 과정서 나무 훼손…주민들 “산 개간하고 나무 훼손하는 게 자연 복원이냐” 비판

여름 장마 앞두고 잡목·덩굴식물 과도한 면적 제거로 집중 호우시 비 피해 지적도 나와
“계곡에 가재 등 서식 하는데 비 오면 흙탕물에 덮쳐 살아나지 못할 것” 우려 목소리도
변산반도국립공원사무소 관계자 “업체 작업 과정서 부득이 하게 훼손 됐다”
“업체서 수목식재 해 복원 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다” 밝혀

  • 기사입력 2022.06.19 22:57
  • 최종수정 2022.06.19 22:58
  • 기자명 이서노 기자
변산반도국립공원사무소 자연숲 복원 사업 과정서 훼손된 나무들.
변산반도국립공원사무소 자연숲 복원 사업 과정서 훼손된 나무들.

“멀쩡한 나무를 훼손하고, 뭔 나무를 심는다고 산을 개간을 해놨다, 이런 것이 자연 복원이여, 훼손이지.”

변산반도국립공원사무소가 올 3월부터 시작해 이달까지 추진하는 ‘자연숲 복원 사업’을 두고 주민들이 이처럼 날선 비판을 하고 나섰다.

주민들이 이렇듯 비판을 하고 나선 건 자연을 보호해야 할 변산반도국립공원사무소가 나무를 식재하기 위해 기존 나무들을 훼손하고 여름 장마를 앞두고 나대지에 있는 잡목과 덩굴식물 등을 과다하게 제거 했기 때문이다.

집중 호우 시 비 피해 발생이 우려된다는 것이다.

변산반도국립공원사무소는 최근 ‘국립공원 육상탄소흡수원(자연숲 복원) 구축사업의 일환으로 총 사업비 7000만 원(실시설계 및 공사비)을 들여 국립공원 지역 나대지 등 3곳에 산벚나무, 상수리나무, 단풍나무 등 325주를 식재했다.

나무가 뿌리까지 뽑히고 몸통은 잘려 나갔다.
둘레가 수십센티에 이르는 나무가  뿌리는 뽑혀 있고 몸통은 톱에 의해 잘려 나갔다.
훼손된 나무들.

국립공원지역 내 농경지·나대지 등을 자연숲으로 복원, 생태계 연결성 강화 및 생물다양성 증진을 통한 탄소흡수원 확대 취지의 사업이다.

나무를 식재한 곳은 변산면 격포리와 상서면 통정리 등으로 나무 훼손 논란이 일고 있는 곳은 상서면 통정리 산54-3번지 일원이다.

변산반도국립공원사무소는 이곳에 나무를 식재하고 물 관리 등을 원활하게 하기 위해서 굴삭기와 살수차 통행이 원활 하도록 기존 오솔길 일부 구간을 정비했다.

그런데 공사를 하면서 풀과 잡목 제거뿐만 아니라 둘레가 수십센티에 이르는 나무들까지 잘라내고 뿌리까지 통째로 뽑아버렸다.

굳이 잘라내지 않아도 될 오솔길 주변 나무들까지 꺾어내고 잘라낸 것이다.

과다한 면적의 잡목과 넝쿨 식물을 제거해 집중 호우시 비 피해가 우려된다고 지적을 받고 있는 나대지.

부안뉴스는 지난 9일 이곳 사정을 잘 아는 주민과 함께 문제의 자연숲 복원 사업 현장을 둘러봤다.

나대지로 올라가기 위한 오솔길은 풀 한 포기 없을 정도로 잡목과 풀이 제거 돼 있었고, 그 주변엔 크고 작은 나무들이 훼손돼 곳곳에 쌓여 있었다.

나무 몸통이 톱으로 잘려나가거나 가지가 꺾여 훼손된 나무들도 여러 곳 눈에 띄었다.

오솔길을 따라 조금 더 올라가자 나내지에 단풍나무, 상수리 나무, 산벚나무 등이 식재돼 있었고 그곳 주변은 풀 한 포기 보이지 않을 정도로 잡목과 풀이 제거된 상태였다.

흙이 고스란히 노출된 곳은 경사로여서 집중 호우시 비 피해가 우려됐다.

나대지 아래에는 작은 계곡이 있는데 집중 호우시 흙탕물이 발생하면 그곳으로 쏟아져 들어갈 상황이어서 그곳에 서식하는 생물들 피해도 염려됐다.

주민들에 따르면 이 계곡에는 가재 등이 서식하고 있고, 실제 가재가 살고 있는 것을 확인했다.

계곡에 서식하고 있는 가재(빨간 동그라미).
계곡에 서식하고 있는 가재(빨간 동그라미).

국립공원 지역내 생물을 보호해야 할 변산반도국립공원사무소가 오히려 자연을 훼손한 상황을 만들자 주민들은 황당하다는 반응을 보이며 어처구니 없어 했다.

주민들은 “국립공원에서는 풀 한 포기 나무 한그루 뽑아서는 안 된다고 하면서 거기(나무가 식재된 곳)를 완전히 갈아놨다. 왜 그렇게 했는지 이해가 가질 않는다”면서 “산을 개간하고 나무를 훼손하는 게 자연 복원이냐 ”고 비판했다.

이어 “처음엔 임도 길을 치우는 줄 알았다. 그런데 (산을) 벌판을 만들어 놨다, 여름 장마로 비가 쏟아지면 흙이 계곡으로 쓸려 내려갈 것”이라며 “그곳에 가재와 새우가 살고 있는데 그런 흙탕물이 덮치면 살아날 길이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나무도 부안군 관내도 아니고 다 타지역에서 구입해왔고 그곳에 단풍나무가 어울리느냐”고 쓴소리를 했다.

계곡 옆에 쌓여 있는 잡목 및 나뭇가지들.

이에 대해서 변산반도국립공원사무소 관계자는 “오솔길은 나무를 심기 위해 포크레인이 통행해야 하고 물을 주려면 살수차가 다녀야 해서 정비를 했다”며 “업체측에서 작업하는 과정에서 (나무가) 부득히 하게 훼손이 됐다. 자기네들이 최소화 시킨다고 했는데 조금 그런 것 같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업체에서 잘 못을 했고 그 부분은 자기들이 추가적으로 수목식재를 해서 복원 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다”며 “배수로 부분은 물이 원활하게 빠지도록 관로를 설치 했다”고 말했다.

비 피해 우려와 관련해서는 “시간이 지나면 자연적으로 (땅이 잡초 등으로) 덮이기는 할 것”이라며 “주기적으로 관리를 하고 비가 올 때 (현장에) 가봐서 조치를 취해야 할 상황이 발생을 하면 바로 바로 응급 조치를 취할 수 있도록 준비를 하고 있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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