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진면 하천 물고기 떼죽음…“화학약품이나 용존산소 부족일 수도”

봉황천 물고기 폐사체 둥둥 떠다니고, 상류인 수로는 전멸상태

  • 기사입력 2022.07.13 22:32
  • 최종수정 2022.07.15 10:48
  • 기자명 김태영 기자

“동진 봉황천에 물고기들이 떼죽음 당해 하얗게 떠있다는데 혹시 알아”

지난 9일 부안뉴스에 이 같은 제보가 들어왔다.

그는 “논에 가다보니 하천 여기저기에 죽은 물고기가 떠있고 어디에서 쳐놨는지 오일펜스까지 설치돼 있다”고 말했다.

바로 봉황천으로 나가봤다.

하천에는 허옇게 배를 드러내고 둥둥 떠다니는 물고기 폐 사체들이 있는가 하면 하천 가장자리 곳곳에는 상당한 수의 죽은 물고기들이 떠내려가다 풀에 걸려있기도 했다.

범위가 어디까지이고 물고기가 얼마나 죽었는지 알아보기 위해 봉황천을 잘 아는 지인과 함께 1㎞가 넘는 구간을 살펴봤다.

구간 내내 죽은 물고기들이 눈에 띄었다.

하지만 봉황천 상황은 약과에 불과했다.

봉황천 상류로 볼 수 있는 콘크리트 수로로 발길을 옮기니 상황은 매우 심각했다.

수백여m 수로를 둘러보는 동안 물속에 살아있는 생물을 찾아 볼 수 없었다.

새끼손가락보다 작은 것부터 손바닥만 한 크기까지 수백여 마리의 물고기들이 모두 폐사해 있었다.

송사리나 피라미, 붕어 등은 허옇게 배를 드러낸 상태로 떠있었고 미꾸라지 등은 죽은 채 바닥에 깔려 있었다.

동행한 지인과 부안읍 선은리 한 주민은 이 같은 광경을 보고 깜짝 놀라는 모습이었다.

지금껏 이런 일은 없었다고 했다.

선은리 주민 A씨는 “아침에 논을 둘러보기 위해 지나가다 보니 봉황천에 많은 물고기들이 떼죽음을 당해 있었고 봉황천 상류인 수로는 아예 전멸했다”며“무엇 때문에 이런 일이 발생했는지 소상히 밝혀야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여기서 농사짓고 살고 있는데 이런 일은 처음”이라며“심각한 오염물이 들어가지 않고는 이렇게 떼죽음을 당할 수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부안뉴스는 이 같은 사실을 부안군이 알고 있는지 이날 오후 담당관계자에게 전화를 걸어 물어봤더니 모르고 있었다.

다만 한국농어촌공사 부안지사가 이날 오전 봉황천에 떠있는 물고기 폐사체를 수거하고 오염원이 번지지 않도록 오일펜스를 쳐 놓았단 사실을 다른 경로를 통해 알 수 있었다.

농어촌공사 부안지사 관계자는 “이날(토요일) 오전 9시경 근무자가 간이양수장을 돌리러 갔다가 물고기들이 죽어 있는 것을 보고 바로 죽은 물고기를 수거하고 오일펜스를 설치해 놨다”며“물고기가 죽은 이유는 농약 등 화학약품이나 용존산소 부족일 수도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어 “이날 시료를 채취해 전북대 환경자원분석인증센터에 수질검사를 의뢰한 상태”라며 “하지만 결과가 언제 나올지는 모른다”고 설명했다.

부안군은 이틀 뒤에야 현장을 방문한 것으로 전해졌다.

부안군 관계자는 “휴일인 관계로 보고를 받지 못해 상황을 파악하지 못하고 있었다”며 “월요일 아침에 현장을 둘러봤다. 원인이 무엇인지 조사해보겠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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