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뻘먼지도 모자라 도로섬까지 남겨’ 격앙된 반응에…새만금개발청·부안군은 ‘나 몰라라’

새만금남북도로 감리단 “추가비용 때문에 시공사로선 한 다 못한다 말 못해”
감리단 관계자 “새만금개발청 지시도 부안군 민원도 듣지 못했다”
주민 “반드시 없애야, 그렇지 않으면 두고두고 후회할 일 생길 것”

  • 기사입력 2022.07.13 23:24
  • 기자명 김태영 기자
새만금 남북도로공사를 하면서 생긴 도로섬들.(빨간화살표)

새만금 남북도로공사를 하면서 부안군민들에게 수년간 뻘먼지 피해를 안겼던 새만금개발청이 이번에는 공사 중 발생한 절개잔여지 이른바 ‘도로섬’ 여러 개를 철거하지 않고 그대로 방치한 채 사업을 마무리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주변경관을 크게 해치는데다 겨울철 응달로 인한 교통사고가 발생할 우려가 높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정부가 ‘2023 새만금세계스카우트잼버리대회’에 너무 무심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이들 도로섬이 잼버리대회장 인근에 위치하면서 볼썽사나운 모습을 연출하고 있어 잼버리대회 참가자들에게 나쁜 이미지를 심어준다는 이유에서다.

이에 따라 성공적인 잼버리대회를 위해서라도 여성가족부와 전북도, 부안군, 지역정치권의 대응노력이 시급해 보인다.

부안군과 주민들에 따르면 하서면 백련리에 위치한 이들 도로섬은 새만금개발청이 새만금 남북도로 2단계공사 도중(2018∼2023.7) 남겨놓는 절개잔여지로 주변경관을 크게 해치는 것은 물론 겨울철 응달로 인한 미끄럼 사고가 발생할 우려가 높아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특히 새만금 공사로 인해 수년간 뻘먼지 피해를 입은 인근 주민들의 반응은 부글부글한 상황이다.

하지만 발주처인 새만금개발청 뿐만 아니라 부안군도 도로섬에 대한 주민들의 불만의 목소리를 인식하지 못하는 듯하다.

새만금 남북도로 감리단이 부안뉴스에 도로섬과 관련해 새만금개발청으로부터 아무런 지시도 받지 못했고 부안군에서도 철거에 대한 검토의견을 포함한 그 어떠한 민원조차 제기하지 않았다고 밝혀서다.

남북도로 감리단 관계자는 “(도로섬 철거에 대해) 할 수 있다 없다 말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라며“수조IC(도로섬 일원) 같은 경우에는 교통체계가 굉장히 복잡해서 교통영향평가를 받고 심의위 승인까지 받은 사안이라서 시공사나 감리단에서 이걸 임의로 바꿀 수가 없다”고 밝혔다.

그는 다만 “민원이 들어와 발주처에서 한 번 검토를 해봐라 이랬을 때는 저희가 공사비라든가 이런 것들을 한 번 뽑아서 보고를 드릴 수는 있는 사안”이라며“따라서 우리 마음대로 이렇게 한다 저렇게 한다는 말씀을 드릴 수가 없다”고 말했다.

아울러“도로섬을 철거할 경우 많은 토사가 나오는데 그 토사는 유용토가 아니라 사토로 봐야한다”며“때문에 추가적인 비용이 든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시공사는 발주처가 지시하는 대로 따른다”면서도“하지만 비용이 들어가니까 발주처에서도 부담을 느낄 것 같다”고 부정적인 해석을 내놨다.

그의 말을 요약하면 시공사가 임으로 할 수 없으니 발주처인 새만금개발청에 민원을 제기하라는 뜻으로 풀이된다.

한편, 이들 도로섬 철거와 관련해 부안군은 그 어떠한 건의와 민원제기를 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부안군관계자는 새만금개발청과 도로섬 철거에 대해 논의한 적 있느냐는 부안뉴스 질문에 “없다”면서 “도로 선형에 대해선 협의한 적 있어도 (도로섬)철거에 대해선 이야기해 본적 없다”고 말했다.

무관심하고 무책임한 행정이란 비판의 목소리가 곳곳에서 들리는 이유다.

김모씨(부안읍·67)는 “국도 30호선 하서구간은 변산반도국립공원과 새만금으로 향하는 매우 중요한 도로이기도 하지만 잼버리대회장 인근”이라며 “그런데도 정부기관인 새만금개발청은 뻘먼지로 수년간 부안군민들에게 고통을 주더니 이제는 흉물스러운 절개지 덩어리(도로섬)를 남겨놔 경관까지 해치려 한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김씨는 “더군다나 부안군은 타 지역에 비해 눈이 많이 내리는 곳”이라며 “특히 하서 백련리 쪽은 해변지역이라 눈보라가 많아 눈길 교통사고 위험이 매우 높은데 절개지 덩어리까지 남겨놓으면 응달로 인한 미끄럼 교통사고마저 발생할 우려가 높다”고 지적했다.

김씨는 그러면서 “그런 만큼 부안군과 지역정치권이 나서 절개지 덩어리를 반드시 철거해야 한다”며 “그렇지 않을 경우 두고두고 후회할 일만 생길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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