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미칠 지경”…부안 곳곳서 악취고통 호소 잇따라

최근 악취발생 빈도 잦아지고 냄새 더욱 심해져
푹푹 찌는 찜통더위에도 창문 못 열고 잠도 제대로 못자

  • 기사입력 2022.08.21 17:03
  • 기자명 김태영 기자
한 가축분뇨 저장시설. 이 사진은 기사와 직접적인 연관이 있는 건 아닙니다.
한 가축분뇨 저장시설. 이 사진은 기사와 직접적인 연관이 있는 건 아님.

“악취 때문에 정말 미칠 지경입니다. 잠도 제대로 잘 수가 없다니까요”

최근 들어 부안지역 곳곳에서 악취고충을 호소하는 목소리가 잇따르고 있다.

장마와 무더위가 지속되면서 악취발생 빈도는 잦아지고 냄새는 더 심해지는 모습이다.

악취는 돼지 등 가축 배설물에 의한 것으로 추정되는데 그렇다고 참프레 등 기존의 악취배출업체의 악취문제가 해결된 것은 아니다.

다만 돈사 등 가축 배설물에 의한 악취가 너무 심해 참프레 등의 악취가 묻히는 모양새다.

악취원인은 날씨 탓도 있지만 악취배출업체와 축산 농가의 관리 소홀이 근본적인 원인이라고 볼 수 있다.

주민들에 따르면 최근 부안읍 일대에 심각한 악취가 지속적으로 발생해 잠 못 이루는 주민들이 적지 않다.

심각한 악취가 발생하기 시작한 건 이달 초 쯤 부터인데 너무 지독해 푹푹 찌는 더위에도 창문을 열수가 없을 정도다.

악취는 밤 시간대와 저기압일 때 주로 발생하는데 요즘 들어서는 빈도도 잦고 냄새도 더 심해지고 있다.

주민들은 악취 원인으로 가축배설물을 지목하고 있다.

참프레 등에서도 냄새가 나기는 하지만 요즘 발생하는 악취는 돈사 등에서 나는 가축분뇨 냄새라는 것.

부안읍 한 아파트 주민은 “냄새 때문에 살 수가 없다”며 “더워도 창문을 열수 없을 정도로 심각하다”고 호소했다.

그는 “부안읍 남쪽에 있는 아파트 주민들이 악취 고통을 많이 받고 있다”며 “요즘의 악취는 참프레 냄새가 아니라 돈사 등에서 나는 냄새”라고 말했다.

이어 “참프레 냄새와 가축배설물 냄새는 구분이 간다”며 부안읍 인근에 위치한 돈사와 가축배설물관련업체 등을 악취 진원지로 지목했다.

그러면서 “더 이상 이렇게는 살수 없다”며 “하루빨리 악취문제를 해결해 달라”고 하소연했다.

사실 부안군의 악취문제는 어제 오늘일이 아니다.

10여년 전 엉터리 행정으로 악취배출 업체와 시설물들이 부안읍 인근에 들어서면서 이때부터 주민들은 허구한 날 악취에 시달려야 했고 이로 인한 고통을 호소하는 목소리는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부안군은 악취와 관련한 주민들의 불평불만이 지속되자 악취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전담반까지 꾸려 운영하고 있지만 악취문제는 좀처럼 해결되지 않고 있다.

그렇다보니 “부안군이 악취문제에 손을 뗀 것 아니냐”는 불만의 목소리가 곳곳에서 터져 나올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악취는 돈사와 농경지에 뿌려진 액비, 참프레 등 악취배출업체 등에서 대부분 발생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따라서 악취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이들 시설물과 농경지에 대한 관리감독이 보다 철저히 이뤄져야 한다.

하지만 이들에 대한 관리감독 등은 그다지 세밀하게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부안군은 이에 대해 악취 발생지가 워낙 많아 현재의 인력과 장비로는 역부족인 상황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주민들 입장에선 악취문제가 수년째 해결되지 않다보니 부안군이 손을 놓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는 것이다.

A아파트 한 주민은 “악취문제가 좀처럼 개선되지 않다보니 주민들은 부안군이 수수방관하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이유야 있겠지만 계속해서 악취가 나는데 어느 누가 부안군이 악취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나서고 있다고 보겠느냐”고 불만을 토로했다.

일각에서는 악취배출업체와 축산농가에 대해서 관계당국의 보다 강력한 행정조치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업체와 축산 농가들의 사익 때문에 악취가 발생하는데 아무 잘못 없는 주민들이 그로인한 고통을 받아야 하기 때문이다.

주민들의 불평불만이 나올 수밖에 없는 당연한 이유이기도하다.

이와 관련 부안군 관계자는 “돈사 등 축사에서 발생하는 악취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탈취시설을 지원하는 등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면서 “탈취시설을 설치해 가동하면 악취문제가 개선될 것으로 보이지만 축사가 없는 것보다는 냄새가 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이어 “냄새가 전혀 안 나게 하는 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지만 농장주 등과 협력해 악취문제가 개선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 하겠다”고 덧붙였다.

노력은 하겠지만 축사 이전 등 근본적인 대책 없이는 완전한 악취문제 해결은 사실상 어렵다는 것을 우회적으로 밝힌 것이다.

참프레 등 악취배출시설과 관련해서는 “이들 업체 등에서 발생하는 냄새를 지속적으로 수거해 검사를 의뢰하는 등 관리감독을 더욱 강화 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부안군에서 악취배출기관으로 지정되거나 특별 관리대상으로 분류된 업체와 시설물 등은 참프레, 가축분뇨공동자원화시설, 부안군하수슬러지처리시설, 제2농공단지 폐수종말처리장, 부령산업, 주밀금속, 삼광바이오텍, 진영축산을 포함한 돈사와 축사 등 수십 여 개에 달한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