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서해안 대표관광지로 부르기 민망한 격포

  • 기사입력 2022.08.23 10:45
  • 최종수정 2022.08.23 11:20
  • 기자명 김태영 기자
격포.
격포가 지난 5년간 수백억 원이 투입된 각종 사업에도 관광지로서 면모를 갖추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격포해수욕장 진입로 모습.
김태영 기자.
김태영 기자.

올 상반기 기준 부안을 찾은 관광객이 지난해보다 늘었다고 한다.

관광산업에 중점을 두고 있는 부안군으로서는 참으로 다행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코로나19 여파로 침체의 늪에 빠졌던 부안 관광지도 요즘 들어 회복세를 보이는 분위기다.

일부관광지는 여름 휴가철을 맞아 방문객들로 북적이는 등 활기를 띄는 모습이다.

하지만 이들 관광지가 관광객들에게 만족감을 주는지는 의문이다.

관광시설도 부족한데다 도로정비 등 관광지 주변여건이 열악하기 때문이다.

부안 최대 관광지인 격포 주변의 현재 모습이 이를 잘 보여준다.

격포는 채석강 등 명승지와 해수욕장이 위치한 지역 대표 관광지 임에도 관광지라는 사실이 믿기 어려울 정도로 도로 등 주변 환경이 매우 불량한 실정이다.

게다가 관광 성수기에 도로 굴착 등 각종 공사를 진행하면서 이용객들의 불평불만을 초래하고 있다.

관광산업을 활성화해야할 부안군이 오히려 관광산업에 악영향을 주고 있는 꼴로 정상적인 행정인지 의문이 들지 않을 수 없다.

격포는 채석강과 적벽강 등 아름다운 해식단애가 유명세를 타면서 7∼80년대부터 서해안 대표관광지로 불리기 시작했다.

그러다 2008년 대명리조트 변산(소노벨 변산)이 들어서면서 전국적인 관광지로 부상했다.

부안군도 여기에 발맞춰 많은 예산을 투입했다.

아름다운 어항조성사업과 권역단위 거점개발사업, 보행환경 개선사업, 연안정비사업 등에 2017년부터 5년간 318억 원을 쏟아 부었다.

그럼에도 격포는 항구 일부분만 정비가 됐을 뿐 여전히 관광지다운 면모는 갖추지 못하고 있다.

각종 사업이 항구 쪽에 집중되다보니 항구 쪽은 변화된 모습을 보이는 반면, 정작 주요 관광지인 해수욕장 부근은 낙후를 면치 못하는 형국이다.

심지어 격포 초입 인근 대부분은 개발은커녕 정비조차 제대로 안 돼 어수선한 모습을 띠면서 미관마저 크게 해치고 있는 상황이다.

관광지가 맞느냐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격포는 해안풍광 외에 별다른 즐길 거리가 없다는 점도 문제지만 관광지로서 갖추어야 할 전반적인 기반시설과 위락시설이 크게 부족하다는 것이 더 큰 문제다.

때문에 이 같은 문제해결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그래서인지 부안군이 내년에도 격포에 23억 원을 투입한다고 한다.

격포항 권역단위 거점개발사업과 연안정비사업을 하기 위해서인데 상인들의 반응은 냉담하다.

300억원이 넘는 돈을 쏟아 부어도 이지경인데 그 규모로는 어림없다는 것이다.

특히 사업규모도 규모지만 사업들 자체가 관광활성화 및 차별화된 관광인프라 확충과는 거리가 멀다고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돈을 들였다는데 별다른 관광객 유인효과는 나타나지 않고 그렇다고 더 이상 발전될 기미도 보이지 않아 상인들 입장에선 시큰둥한 반응이 나올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사실 이 같은 볼멘소리는 격포에서만 나오는 것은 아니다.

부안 관광지 대부분도 별반 다르지 않다.

소노벨 변산 등 몇몇 관광지 빼고는 보고 즐길 거리가 없어 관광객들이 머물고 싶어도 머물 수 없는 상태다.

관광지는 관광지다워야 한다.

그리고 무엇보다 추세에 맞는 차별성을 갖춰야 한다.

부안처럼 접근성이 열악한 곳은 더욱 그래야한다.

종합적인 분석과 전략 없이 예산만 쏟아 붓는 관광활성화 사업은 외면받기 십상이다.

면밀한 분석을 통해 트렌드에 맞는 관광지를 조성해야 한다.

요즘 자연친화적인 관광지가 인기라고 한다.

그중 이른바 사진발이 잘 받는 배경이 아름다운 곳에 사람이 몰린다고 한다.

빼어난 자연경관이 자랑인 부안으로서는 큰 기회인 셈이다.

코로나사태 이전까지는 아니어도 부안 방문객들이 늘고 있다고 한다.

부안은 아름답고 특색 있는 관광지가 많은 만큼 각기 차별화된 관광지로 조성하거나 개선되길 기대해본다. 격포역시 마찬가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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