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산에 웬 양어장?…배메산 양어장 허가 신청에, 주민들 “양어장 빙자한 석산개발” 강력 반발

양어장 신청자 A 전 군의원으로 알려져
주민들 “의원 헛것 했다” 비판
“석산 양어장 허가 주민들 두 번 죽이는 것” 불만도 나와
A 전 군의원 부안뉴스와 전화통화에서 “인터뷰 할 생각 없다”
부안군 관계자 “허가 절차상 문제없다면 허가를 내줄 수밖에”

  • 기사입력 2022.09.26 13:23
  • 최종수정 2022.09.28 21:15
  • 기자명 이서노 기자
양어장 시설 목적 산지개발허가 신청지(노랑색 부분)

“석산에 양어장 허가를 내주는 건 수십 년간 석산 개발로 고충을 겪은 주민들을 두 번 죽이는 것으로 석산개발을 위한 꼼수다.”

주산면 배메산 석산개발업체 J산업 인근에 양어장 시설을 하기 위한 산지전용허가 신청이 부안군에 접수된 사실이 알려지면서 주민들이 강력 반발하고 있다.

양어장 시설은 명분일뿐 실제로는 토석채취를 위한 산지개발허가 신청을 한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배메산은 수십 년간 토석채취가 이루어지면서 이 지역 주민들에게 분진·진동·소음 등 많은 고충을 안겨준 곳으로, 그나마 수년전부터 석산 개발업체 3곳 가운데 1곳만 가동되고 있어 과거에 비해 상황이 나아진 편이다.

그런데 또 석산 인근에 토석채취가 이루어지는 양어장 시설을 한다고 하니 주민들은 강력 반발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부안군에 따르면 산지전용허가 신청지는 주산면 사산리 594-24번지이며, J산업 인근 임야다.

지난 8월 부안군에 산지전용 허가신청서가 접수됐으며, 면적은 4,966㎡이고, 부산물은 토석으로 31,080㎥이다.

현재 허가 절차가 진행 중이다.

양어장 시설을 위한 산지전용허가 신청자는 A 전 군의원으로 알려졌다.

부안뉴스는 지난 23일 A 전 군의원이 자신의 소유 토지도 아닌 데다 석산 인근에 양어장 시설을 위한 산지전용허가 신청을 냈는지 등의 사실 확인을 위해 전화를 했지만 답변을 거부했다.

A 전 군의원은 양어장 관련 질문을 하자 “알아서 해라, 인터뷰를 할 생각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

주민들은 부안군에 석산 인근 양어장 허가는 안 된다는 입장을 전달했다.

또 주산발전협의위원회(위원장 박철완)와 주산면이장협의회(협의회장 박성철) 등 주산면 주민들은 양어장이 들어서는 것에 반대하기로 뜻을 모으고 주산면 소재지에 ‘배메산 석산에 양어장이 웬말이냐’라는 현수막을 내거는 등 적극적인 반대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특히나 주민들은 지난달 말경 석산 부지에 폐아스콘, 폐콘크리트 건설 폐기물 재생공장이 들어서는 일로 신경이 곤두선 상태다.

그런 일이 벌어진지 얼마 되지도 않은 상황에서 석산 인근 임야에 양어장이 들어선다고 하니 주민들의 불만은 더욱 커지고 있다.

주민들은 양어장 시설은 토석채취를 위한 꼼수라고 보고 있다.

박철완 주산발전협의회 위원장은 “양어장을 빙자한 토석채취”라며 “앞으로 석산개발이 힘들게 생겼으니까 어떤 행태로든 석산을 개발을 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밖에는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어 “양어장은 깊이 제한도 없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그렇게 되면 석산 업체 바닥 높이와 맞추기 위해 10미터이상 땅을 파는 것은 불을 보듯 뻔하다”며 “주민들은 석산개발로 인한 소음·진동·분진 등으로 몇십 년 동안 불안과 초조하게 그런 고통 속에서 살아왔다. 그 고통을 또다시 당해야 하느냐”고 불만을 드러냈다.

박성철 주산면이장협의회장은 “이건 양식장 시설을 위한 것이 아니라 토석 채취를 위한 것이다. 주민들은 다 그렇게 생각하다”며 “석산에서 돌가루가 섞인 물이 쌀뜨물처럼 뿌옇게 내려오는데 비가 100mm만 와도 수로가 넘쳐 그 물이 논으로 들어간다. 석산 양어장 시설은 말도 안 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주산면 주민들이 석산개발 때문에 힘든지 잘 알 텐데 의원을 했다는 사람이 이 지역 석산에 양어장을 한다고 하는 게 말이 되느냐”며 “의원 활동을 헛것으로 했다”고 비판했다.

이와 관련해 부안군 관계자는 “주민들을 만나봤는데 (양어장 허가에 대해) 반대를 하고 있다”면서 “서류 검토중이고, 2차 보완 요구를 할 수도 있다. 허가 절차상 문제가 없다면 허가를 내줄 수밖에”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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