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안군·마실축제추진위 마실축제 성과 부풀리기 논란

부안군, ‘마실축제 큰 성황 이뤘다’고 도내 각 언론사에 보도자료 배포
추진위, ‘악천후에도 성공리에 개최됐다’며 군민들에게 문자메시지 보내
부안군 관계자 “궂은 날씨에도 관람객들이 왔다는 점을 강조한 것”

  • 기사입력 2023.05.14 19:25
  • 최종수정 2023.05.14 19:34
  • 기자명 김태영 기자

 

제10회 부안마실축제가 지난 6일 막을 내린 가운데 부안군과 마실축제 추진위의 자평을 두고 성과 부풀리기 논란이 일고 있다.

궂은 날씨로 인해 일부 축제프로그램들이 취소되는 등 큰 차질을 빚어 사과해도 모자랄 판에 부안군과 축제 추진위가 마치 성공적으로 개최된 것처럼 신문방송 등 도내 각 언론매체에 보도 자료를 배포하는가하면 군민들에게 ‘성공리에 개최됐다’는 문자메시지를 보냈기 때문이다.

주민 및 지역 언론매체 등에 따르면 부안군은 마실축제 마지막 날인 지난 6일 도내 각 언론사에 ‘장대비 뚫은 부안마실축제의 열기!’란 제목으로 마실축제가 폭우 속에서도 관광객들에게 큰 인기를 끌었다는 보도자료를 배포했다.

축제 추진위도 여기에 발맞춰 지난 8일 부안군민들에게 ‘마실축제가 악천후에도 불구하고 성공리에 개최됐다’고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또 마실축제 홈페이지에도 이와 같은 팝업창을 띄웠다.

이들 보도 자료와 문자메시지를 한마디로 요약하면 ‘성공개최’로 풀이된다.

부안군과 추진위가 마실축제가 성공적으로 개최됐다고 대대적으로 홍보한 셈이다.

하지만 군민들은 어이없다는 반응이다.

축제기간 내내 비가 내려 관람객들이 예년에 비해 크게 줄어든 데다 적지 않은 공연프로그램이 장소가 변경되거나 취소되는 등 큰 차질을 빚었고 절반이 넘는 체험프로그램 또한 제대로 진행되지 못했는데 웬 성공개최냐는 것이다.

한 주민은 “비로 인해 축제가 엉망이 됐는데도 성공적으로 개최됐다고 하는 이유가 뭐냐”면서“주민들은 비로인해 마실축제가 아쉽게 됐다고 아쉬워하고 있는데 이런 식으로 여론을 호도 하냐”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궂은 날씨로 인해 축제가 아쉽게 됐다. 내년에 더 잘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이렇게 말하면 다들 이해하고 오히려 괜찮다고 위로할 텐데”라며“군민들도 눈과 귀가 있는데 이렇게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는 짓을 하는지 모르겠다. 더 이상 군민들을 우롱하는 짓은 하지마라”고 꼬집었다.

부안군의회 의원들의 반응도 별반 다르지 않다.

부안군의회 복수의 의원들은 “이번 비가 축제를 망치긴 했지만 농민들에게는 단비였다”며“농민들은 축제를 망친 비를 원망하기 보다는 부안군이 17억여원을 들여 기우제를 지내는 바람에 단비가 내렸다며 기뻐하더라”라고 우스갯소리를 했다.

비로 인해 엉망이 된 마실축제를 농민을 빗대어 희화화한 것이다.

이들 의원들은 “이번 축제는 비로인해 큰 차질이 빚어진 게 사실”이라며 “그렇지만 주민들은 다 이해하더라. 비 때문에 어쩔 수 없었다는 것을. 우리 의원들도 축제장을 둘러보고 많은 문제점을 보고 느꼈다. 다만 궂은 날씨 때문일 거라고 이해하고 있을 뿐”이라고 입을 모았다.

이어 “그런데 왜 불필요한 문자메시지 등을 보내 논란을 일으키는지 모르겠다”고 한심스러워했다.

이에 대해 부안군 관계자는 “의도적으로 부풀리기를 한 것은 아니다”면서 “악천후에도 관람객들이 오셨다는 점을 강조하다보니 그렇게 된 것 같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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