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회 한국동시축제, 가능성 엿보이지만 넘어야 할 산 많아…평가도 ‘긍정’ VS ‘부정’으로 엇갈려

8000만 원 들였는데 축제기간 이틀간 방문객 1000여 명뿐
석정문학제에 편입해 확대 추진해야 한다는 주장 나와
문인 A씨 “훌륭하고 좋았다”
복수의 지역 문인들 “순수성 가져야 하는데 특정인 드러내기 위한 모습으로 비춰져”
축제추진위 관계자 “첫술에 배부를 수는 없다”

  • 기사입력 2023.06.16 14:59
  • 최종수정 2023.06.16 17:06
  • 기자명 이서노 기자
제1회 한국동시축제 프로그램 중 하나인 어린이 도서 벼룩시장.

전국 최초로 부안군에서 열린 제1회 한국동시축제가 정서가 메말라가는 시대에 동심을 일깨우는 인문학 축제로 개최됐다는 점에서는 긍정적인 평가가 나오면서도 동시라는 단일 분야로 전국적인 축제로 자리매김을 할 수 있겠느냐는 엇갈린 반응이 나오고 있다.

‘먹고 즐기는 축제와 달리 신선했다’, ‘가족과 함께하고 오랜만에 동심으로 돌아가는 것 같아 좋았다’는 등의 평가가 나오고 있는 반면 동시가 축제로써 확장성이 있을까라는 의구심, 프로그램 다양성 부족 등의 지적이 나오면서 예산만 낭비되는 또하나의 축제가 탄생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공존하고 있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동시'라는 행사의 취지가 좋아 꼭 추진해야 한다면 별도로 동시축제를 개최하지 말고 석정문학제의 한 프로그램으로 편입시켜 문학제를 확대해 나가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석정문학제는 석정문학회에서 주최하고 있다.

한국동시축제위원회(공동위원장 배귀선, 유강희)가 주최하고 (재)부안군문화재단(이사장 권익현)이 주관한 이번 제1회 한국동시축제는 지난달 19일부터 20일까지 석정문학관 일원에서 ‘동심의 바다 부안’이라는 주제로 이틀간 개최됐다.

축제 예산은 총 8000만 원이다.

신석정, 이매창이라는 두 시인을 배출한 문학의 고장 부안의 위상에 걸맞는 대표적인 지역 문화예술 브랜드를 개발해 한국 최초의 동시를 주제로 한 축제를 통해 부안을 동시 문학의 도시로 자리매김 하겠다는 취지가 담겨 있다.

하지만 이번 동시축제를 두고 가능성이 엿보인다는 평가도 있지만 부안군에서 추진하는 축제들도 성공적인 평가를 얻지 못하고 있는데 요즘 세대에 관심을 받지 못하는 동시로 무슨 축제를 개최 하느냐는 쓴소리도 나오고 있다.

동시축제를 개최한 동시축제추진위원회 등에서는 첫 번째 축제 치고는 많이 참여를 했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지만 이번 동시축제 이틀 동안 축제장 방문객 수는 하루 500명꼴로 어린이 동시 백일장 등 대회 참가자를 포함해 1000여 명에 불과하다.

8000만원이라는 축제 예산 규모에 비하면 방문객 수는 면민의날 행사 수준에도 못미친다.

이번 동시축제는 축제 개최지인 부안지역에서도 큰 관심을 받지 못했고, 특히 전북권 외 지역은 참여율이 극히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부안군문화재단에 따르면 어린이 동시 백일장 대회 참가자는 현장접수 18명을 제외하면 전북권 116명, 부안 63명, 전북권 외 지역 3명이고, 내 쬐깐할적 동시 백일장 참가자는 전북권 60명, 부안 29명, 전북권 외 4명(현장접수 11명 제외)이다.

가족 창작동시 낭송대회는 27개 참가팀 가운데 전북권 20팀, 부안 7팀, 전북권 외 지역은 단 한팀도 참여를 하지 않았다.

참여율이 저조한 원인이 첫 번째 축제라서 홍보부족 때문이라는 시각도 있지만 시상 내역도 한 이유로 꼽히고 있다.

수상자에 대한 특전도 마련 되지 않은 데다 ‘어린이 동시 백일장’ 장원은 전라북도교육감상, ‘내쬐깐헐적 백일장’과 ‘가족 창작 동시낭송대회’ 장원은 부안군수상, 나머지 차상과 차하, 장려는 모두 축제추진위원장상이기 때문.

부상으로 아이패드 미니, 문화상품권 등이 주어졌지만 이정도의 시상 규모로는 전국의 사람들을 부안 동시 축제장으로 이끌어내기에는 역부족이라는 것이다.

문학상에 축제추진위원장상은 어울리지 않는다는 지적도 나왔다.

학생들에게는 차라리 교육장상이 낫지 축제추진위원장상이 무슨 의미가 있겠느냐는 것.

타지역 한 문화재단 관계자는 “문학제 행사에서 지금껏 추진위원장상은 못 본 것 같다”고 말했다.

이번 동시축제는 첫날은 학술세미나, 전국교사대상 동시세미나, 작가와의 만남 등으로 꾸며졌고, 둘째날은 ‘어린이 동시 백일장’, ‘내 쬐깐할적 백일장’, ‘가족 창작동시 낭송대회’ 등으로 백일장 대회로 마련됐다.

이밖에도 ‘백창우와 굴렁쇠아이들’, ‘싸운드써커스’, 공연을 비롯한 놀이체험인 ‘동심약국 동시처방’, ‘시그림 공방’, ‘시어찾기’, ‘분필아트’, ‘어린이도서 벼룩시장’, ‘동시로드’, ‘특별전’ 등이 진행됐다.

동시축제장을 찾은 방문객들 가운데는 즐거웠고, 다음을 기약하는 모습을 보였다는 점에서 희망은 엿보이지만 프로그램 다양성 부족 등 여러가지 지적들이 나오면서 한국동시축제가 성공적으로 자리매김을 하기 위해서는 넘어야 할 산이 많은 것으로 보인다.

이번 동시 축제에 대한 평가는 부정 VS 긍정으로 엇갈리고 있다.

문인 A씨는 “훌륭하고 좋았다. 동시야말로 어린이들부터 할아버지, 할머니까지 다 읽을 수 있는 ‘시’”라면서 “부안이 자랑하는 신석정 시인의 ‘시’ 세계도 따지고 보면 동시에서 출발을 한다. 그러기 때문에 ‘시’가 좋은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프로그램은 처음이니까 그런대로 만족하고, 다음부터는 다양화 해서 많은 사람들이 참여 했으면 좋겠다”고 긍정적인 평가를 내놨다.

동시축제 한 참가자는 블로그에 “아이는 동시백일장에, 저는 쬐깐할적 백일장, 아이들과 함께 가족창작동시낭송대회에 참여 했다. 분필로 바닥에 그림도 그리고, 자유분방한 아이들이 너무 좋아했다”며 “저희 가족은 창작동시낭송대회에 당당히 입상을 했다. 부상으로 받은 시집도 아이들이 읽기에 좋고, 내년에 또 참가하고 싶다”고 글을 게재 했다.

이와 달리 복수의 지역의 문인 등은 “석정문학제도 활성화 하지 못하고 있는데 무슨 8000만원을 들여 동시축제를 개최하느냐”며 “동시축제를 석정문학제의 한 프로그램으로 구성해 추진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축제에 학술세미나나 문학기행 이런 게 필요하느냐”며 “또 동시축제가 순수성을 가져야 하는데 특정인들을 드러내기 위한 모습으로 비춰진다”고 꼬집기도 했다.

일부 주민들은 “동시축제에 참여 했는데 돗자리를 펴고 아이들과 함께 시를 짓는데 어렸을적 동심이 생각나서 좋았다”면서도 “그런데 장소가 협소하고 주차장 부족과 먹거리가 마련되지 않아 불편했다. 또 장려상인데 만원짜리 문화상품권 1장을 준 것은 너무한 것 같다”고 지적했다.

이 밖에도 주민들은 “동시축체라는 취지는 좋지만 전국에서 사람들을 오게 하려면 특전 같은 것이 있어야 하는데 없다, 전국축제라면 문화체육부장관상은 있어야 되는 것 아니냐, 대회를 초등부만 할게 아니라 중고등부와 성인부도 만들어야 한다. 축제라면 축제답게 해야 한다”는 등 다양한 의견이 나왔다.

이와 관련해 축제추진위 관계자는 “첫술에 배부를 수는 없다. 이제 1회인데 인원이 전라북도에서만 왔다. 외지에서는 안 왔다. 이런 걸 가지고 접근을 하면 이건 비토를 위한 비토”라며 “전라북도전북작가회에서 백일장 대회를 하는데 거기에 아이들이 많이 오지 않는데 여기에는 상당한 숫자가 왔다”고 말했다.

이어 “주차장이 협소하다는 문제가 있었고, 먹거리도 내년에는 푸드트럭이라도 해야할지 이런 고민들은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특전이나 문화관광부장관상 문제는) 점진적으로 고민을 해보겠다”고 입장 표명을 했다.

그러면서 “AI시대에 서정의 소멸과 휴먼의 상실 시대에 서정의 회복, 인간의 회복 이런 부분들에 대해서 (동시 축제가) 상당한 역할을 하게 되었다”며 “전국의 어린이들, 어른들, 가족들 이렇게 해서 어우러지고 그럼으로 인해 부안이라는 브랜드가치가 굉장히 높아진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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