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보복 희생양이자 졸속행정 산물 된 해뜰마루…‘정말 창피해’

의원들 행감서 비판 쏟아내
김원진 “막대한 예산 들어갔음에도 군민들에게 호응 못 받는 이유가 뭐냐”
이강세 “주민들은 유령 나오는 마을이라고 얘기를 한다. 정말 안타깝다”
박병래 “관리하기 편하게 일을 하지 말고 주민들이 편리하도록 일을 해라”

  • 기사입력 2023.12.03 12:11
  • 최종수정 2023.12.03 12:13
  • 기자명 김태영 기자

해뜰마루.

어떤 이들은 ‘유령공원’으로, 어떤 이들은 ‘애물단지’로, 또 어떤 이들은 ‘뱀 나오고 귀신 나오게 생긴 곳’으로 지칭한다.

그러면서 때론 안타까운 시선으로, 때로는 한심스런 시각으로 바라보며 온갖 비판과 원성을 쏟아낸다.

1000억원이란 엄청난 혈세를 투입하고도 중구난방 식으로 추진돼 방죽인지, 공원인지, 정원인지 분간도 안 가는데다 관리마저 소홀히 해 물은 물대로 녹조라떼로 뒤범벅되고 땅은 땅대로 온통 풀이 잠식해 차마 눈뜨고 볼 수 없을 지경이니 그럴 만도 하다.

해뜰마루는 민선 6기 김종규 군수호가 침체된 부안읍 지역경제에 활력을 불러일으키기 위해 100만㎡(약30만평) 부지에 2500여억원을 들여 국제규모의 수생정원과 수생식물원, 저류지, 6차산업화 단지 등을 조성하려던 곳으로 당초에는 수생정원으로 불리었으나 권익현 군수호들어 해뜰마루로 이름을 바꿨다.

애초 수생정원조성사업은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사업으로 본래 계획대로 100만㎡ 규모의 수생정원을 조성하기 위해서는 문화체육관광부와 환경부 등 중앙정부를 지속적으로 설득해야하고 약 800억원에 달하는 부지확보 비용을 자체로 마련해야 하는 등 행정력을 집중해야 가능했다.

시작은 좋았다.

성과도 있었다.

민선 6기 당시 그저 2.2㎞ 길이의 배수로에 불과했던 신운천이 수백억원이 투입되는 공모사업에 선정되면서 아름답게 꾸며져 부안읍 최고의 산책로로 부상하는가 하면 지방정원과 자연마당, 저류지, 하천정비사업, 침수예방사업 등 1000억원에 가까운 각종 공모사업에 잇따라 선정되며 수생정원에 대한 구체적인 청사진이 그려졌다.

이때까지만 해도 부안군에 국제적인 명품 수생정원이 조성돼 관광도시로 비약하는가 싶었다.

그러나 2018년 지방선거에서 정권이 권 군수호로 바뀌면서 등한시 되다 ‘반쪽짜리 사업’으로 전락한 것도 모자라 중구난방 식으로 추진되고 관리마저 소홀히 하면서 애물단지 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정치보복의 희생양이자 졸속행정의 산물이 된 것이다.

사실 권 군수호들어 정치보복과 졸속행정으로 인해 망가진 곳은 한두 군데가 아니다.

물의거리와 부풍로, 그리고 해뜰마루가 대표적이다.

그중 해뜰마루는 매년 관리비 등으로 수십억원을 투입하고도 흉물스러운 모습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주민들의 원성과 비판이 끊이질 않는 이유다.

해뜰마루는 최근 열린 부안군의회 행정사무감사에서도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비판의 도마에 오른 것이다.

김원진 의원은 지난 17일 부안군에 대한 행정사무감사에서 “올해 해뜰마루에 25억 3400만 원이란 막대한 돈이 들어갔음에도 불구하고 연일 잘못된 부분만 (언론 등에)올라온다”며“도대체 원인이 어디에 있고 25억원이 넘는 돈을 투입 하면서도 군민들에게 호응을 못 받고 있는 이유가 뭐냐”고 따졌다.

이강세 의원은 “해뜰마루는 천억 원 정도 투자된 어마어마한 사업으로 (매년)행정사무감사와 군정질문 때 많은 지적과 시정요청을 했는데도 아직도 언론사와 주민들은 ‘해뜰마루는 유령 나오는 마을’이라고 얘기를 한다”며“정말 안타까운 부분”이라고 씁쓸해했다.

이 의원은 “해뜰마루에 그 많은 돈을 들이고도 아직도 예산타령을 한다”며“예산만 많이 해주면 관리를 잘하겠다고 하는데 계속 속는 느낌”이라고 비판했다.

이 의원은 “잘 하겠다 잘 하겠다 하는데 중요한 것은 주민들이 거기 가서 운동하기 싫다고 얘기할 정도로 인정을 못하고 있다”며 “이건 정말 창피한 거”라고 질타했다.

박병래 의원은 “해뜰마루인지, 자연마당인지, 수생정원인지, 신운천인지 부안읍에 사는 저도 헷갈린다”며 “도대체 명칭은 뭐고, 2년밖에 안된 산책로에 깔린 야자매트를 걷는 이유는 뭐냐”고 직격탄을 날렸다.

이에 대해 부안군관계자는 “관리차원에서 돌 판석과 흙 콘크리트로 교체하기 위해서”라고 말했다.

그러자 박 의원은 “관리하기 편하게 일을 하지 말고 주민들이 편리하도록 일을 해야한다”며“주민들은 1∼2년 전부터 맨발로 걷게 황토 좀 깔아 달라 그렇게 주문하시는데”라고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이어 “공무원들끼리 상의하지 말고 주민들하고 상의해 주민들이 편리하도록 하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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