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혜논란부터 혈세낭비, 시대착오적인 조례까지 ‘통과·통과·통과’…주민들 “의회 있으나 마나”

의회, 특혜 논란 사는 ‘터미널 주변 공영주차장 조성사업’,
‘국산밀 제빵학교·베이커리타운 조성사업’ 원안가결
‘도시재생 활성화 및 지원에 관한 조례안’은 수정의결
혈세낭비 논란 이는 ‘백산성지조성 및 세계시민혁명의 전당 건립사업’과
‘진서·백산 작은목욕탕 건립사업’도 원안 가결
이로써 이들 사업 추진은 한층 탄력 반면, 부안군 미래전망은 어두워
의회, 시대착오적인 발상이란 비판 받는 조례안도 가결
주민들 “누구를 위한 행정이냐” 강력반발
지역원로 “의회 견제와 감시역할 못해”…“그들을 선택한 우리 군민이 문제”

  • 기사입력 2023.12.17 21:57
  • 최종수정 2023.12.17 22:58
  • 기자명 김태영 기자

특혜 논란을 사고 있는 ‘터미널 주변 공영주차장 조성사업’과 ‘국산밀 제빵학교·베이커리타운 조성사업’, ‘도시재생 활성화 및 지원에 관한 조례안’이 부안군의회를 통과했다.

혈세 먹는 하마로 전락할 것이란 우려를 낳고 있는 ‘백산성지조성 및 세계시민혁명의 전당 건립사업’과 ‘진서·백산 작은목욕탕 건립사업’ 역시 원안 가결됐다.

이에 따라 이들 사업 추진은 한층 탄력을 받게 됐다.

하지만 부안군의 미래경제는 더욱더 어두워질 전망이다.

이들 사업이 추진될 경우 군 재정에 막대한 악영향을 끼칠 게 불 보듯 뻔해서다.

부안군의회는 지난 11일 본회의를 열어 백산성지조성 및 세계시민혁명의 전당 건립사업과 터미널 주변 공영주차장 조성사업, 작은목욕탕 건립사업 등이 포함된 ‘2024년 정기분 공유재산 관리계획안’을 상정해 가결 처리했다.

공유재산 관리계획안에는 국산밀 제빵학교·베이커리타운 조성사업과 변산 어드벤처 체험시설 조성사업, 파크골프 클럽하우스 조성사업 등 수억부터 수백억이 넘는 사업까지 15개의 크고 작은 조성 및 건립사업이 포함됐다.

대부분 건축물과 시설물 등을 설치하는 사업들이다.

의회는 또 이날 옹기종기 문화센터 설치 및 운영조례안과 귀농어·귀촌 활성화 및 지원 조례 일부개정조례안, 도시재생 활성화 및 지원에 관한조례 일부개정조례안, 문화재단 출연금 동의안 등도 원안 또는 수정 의결했다.

이들 계획안과 동의안, 조례안 등이 의회를 통과하면서 관련사업 등은 권 군수의 결재를 거쳐 추진절차에 들어가게 된다.

문제는 이들 사업 상당수가 특혜논란을 사고 있는데다 향후 지역발전에도 걸림돌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고 주민들마저 반발하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 ‘터미널 주변 공영주차장 조성사업’은 70억원을 들여 구)장수사우나 일원(봉덕리 764-2외 4필지)에 200면 규모의 주차타워(지상 2층)를 조성하는 사업으로 부지매입비 40억원 중 9억원이 철거해야할 노후 된 건물 매입비인데다 이 건물을 매입할 경우 또 다시 수 억원의 철거비가 추가로 들어가 건물주는 막대한 이익을 얻는 반면, 부안군은 10억원이 훌쩍 넘는 혈세를 낭비하게 돼 특혜논란을 사고 있다.

‘국산 밀 제빵학교·베이커리타운 조성사업’과 ‘도시재생 활성화 및 지원에 관한조례안’ 또한 특혜논란을 사는 건 매한가지다.

특정 법인과 특정 지역을 염두에 둔 사업으로 비치기 때문이다.

우선 국산밀 제빵학교·베이커리타운 조성사업은 56억원을 들여 하서 의복초등학교를 리모델링해 국산밀 제빵학교를 조성하는 사업으로 ‘우리밀영농조합법인’에 특혜를 주기 위한 사업이란 의혹을 받고 있다.

부안군 지원 사업 상당수가 우리밀영농조합법인 관계자와 ‘관련이 있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여러 분야에서 많은 지원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국산밀 제빵학교·베이커리타운 조성사업마저 이 법인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특혜의혹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때문에 의회는 물론 지역농업관련 단체들도 부안군과 유착관계가 있는 것 아니냐는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다.

도시재생 활성화 및 지원에 관한조례 일부개정조례안도 매화풍류마을 도시재생뉴딜사업만이 이 지원조례안에 해당되면서 특혜논란을 야기하고 있다.

‘백산성지조성 및 세계시민혁명의 전당 건립사업’은 백산면 용계리 일원에 206억원(국비 91억·군비 115억)을 투입해 이들 시설물을 건립하는 사업으로 대표적인 ‘혈세 먹는 하마’로 전락할 것이란 우려를 낳고 있다.

이들 시설물이 건립될 경우 매년 10억원이 넘는 막대한 운영비를 순수 군비로 충당해야해서다.

의회는 이런 이유로 올해 초부터 수차례에 걸쳐 이 사업을 보류한바 있다.

혈세낭비 사업으로 본 것이다.

그러나 이 사업은 결국 통과됐다.

‘진서·백산 작은목욕탕 건립사업’은 진서면과 백산면에 30억원을 들여 작은목욕탕을 짓겠다는 사업으로 대표적인 혈세낭비 사업으로 분류된다.

동진·상서·줄포 등 현재 운영 중인 7곳의 작은목욕탕 적자액이 매년 5억원 안팎을 기록할 정도로 적자가 큰데다 호응도마저 신통치 않아서다.

게다가 주민들 사이에선 작은목욕탕 건립예산으로 차라리 ‘입욕권’을 지원해주는 게 낫다는 견해가 많은 것으로 전해졌다.

‘돈 먹는 하마’란 오명과 함께 대표적인 혈세낭비사업으로 분류되는 이유다.

의회는 이번 본회의에서 ‘시대착오적인 발상’이라는 비난을 받고 있는 조례안마저 통과시키면서 비판의 도마에 오르내리고 있다.

‘옹기종기 문화센터 설치 및 운영조례안’을 수정 가결해서인데, 이 조례안은 부안여성회관에서 운영 중인 15개 안팎의 유·무료 프로그램을 모두 유료화하는 게 골자다.

의회는 시행을 ‘1년 유예’했다고 해명하고 있지만 주민들은 “의회가 있으나 마나한 기관으로 전락했다”고 강력 반발하고 있다.

모든 프로그램을 무료로 전환해도 모자랄 판에 무료프로그램마저 유료화 했다는 이유에서다.

이에 비해 읍·면에서 시행하고 있는 프로그램은 대부분 무료로 운영되고 있어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지적도 일고 있다.

한 주민은 “주민들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해서는 재료비 등이 드는 프로그램 외엔 모두 무료로 운영해야 맞다”면서“혈세낭비 논란이 이는 건물 짓는데 예산을 쓸게 아니라 주민들이 실질적으로 원하는 것에 예산을 써야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군정이 시대 흐름에 맞게 가야하는데 매우 후진적”이라며“누구를 위한 행정이냐”고 강하게 비판했다.

아울러 “옳고 그름이 뭔지 모르는 의회는 차라리 없어져야한다”며“수강생들이 의원들에게 그렇게 전화했는데...”라고 씁쓸해 했다.

이어 “의원들이 주민들의 목소리를 중요시하기보다는 관계부서 공무원의 뜻을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 같다”며“이 조례를 통과시키는 것보고 수강생들이 모여 한 목소리로 의원들을 다 바꿔야한다고 성토했다”고 전했다.

이처럼 특혜논란을 사는 사업들과 혈세 먹는 사업, 주민들이 반대하는 사업까지 줄줄이 의회를 통과하면서 의회를 향한 비판의 목소리가 확산하고 있다.

한 지역원로는 “부안군의회가 본연의 역할인 견제와 감시를 전혀 하지 않은 것 같다”며“이래서 선거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능력 있는 사람을 뽑아야 하는데 민주당 공천만 받으면 찍어주다 보니 이러한 결과가 나오는 것”이라며“그들을 선택한 우리 군민이 문제”라고 한탄했다.

그는 “고창 등 다른 지역은 나날이 발전하고 있는데 우리부안은 계속해서 뒷걸음 치고 있다”며“이는 잘못된 지역정치를 군민들이 그저 방관했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그러면서 “이제는 주민들이 목소리를 내야 한다”며“앞으로는 공천만 받으면 무조건 찍을게 아니라 꼼꼼히 따져 저급한 정치인들을 퇴출 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래야 지역도 발전하고 상식이 통하는 세상이 된다”며“군민들 모두 부안군정과 지역정치에 소홀히 해선 안된다”고 덧붙였다.

자성의 목소리도 있었다.

부안군의회 A 의원은 “혈세 낭비를 초래하는 터미널 주변 공영주차장 조성사업과 백산성지조성 및 세계시민혁명의 전당 건립사업, 작은목욕탕 건립사업 등은 논란이 이는 사업인 만큼 더 꼼꼼히 따졌어야 했는데”라며 “한계를 느꼈다”고 아쉬워했다.

A 의원은 옹기종기 문화센터 설치 및 운영조례안과 관련해서도 “수강생들의 원성이 큰 게 사실”이라며 “시행을 1년 유예한 만큼 남은 기간에 개선점을 찾아 개선 시키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덧붙여 “최근 의회를 비판하는 목소리가 상당한 것으로 안다”며 “주민 여러분께 실망시켜 드려서 죄송한 마음”이라고 사과했다.

한편, 이번에 의회를 통과한 2024년 정기분 공유재산 관리계획안은 ▲터미널주변 공영주차장 조성사업 ▲백산성지조성 및 세계시민혁명의 전당 건립사업 ▲국산밀 제빵학교·베이커리타운 조성사업 ▲변산 어드벤처 체험시설 조성사업 ▲진서면 작은목욕탕 건립사업 ▲백산면 작은목욕탕 건립사업 ▲파크골프 클럽하우스 조성사업 ▲송포항 어촌뉴딜300 해양여가활성화센터 신축사업 ▲석동산 주차장 조성사업 ▲실내론볼장 건립사업 ▲청소차량 차고지·휴게시설 조성계획 ▲부안 향교지구 도시재생사업 추진부지 취득 및 처분계획 ▲줄포만 노을빛 정원 편입토지 매입 ▲사회복지시설지구 토지매입 ▲줄포면 충혼불멸탑 부지매입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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