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회, 내년도 부안군예산 8018억여원 확정…역대급 졸속 심의 비판 쏟아져

깎지 말아야 할 예산 깎고, 반드시 삭감해야 할 예산은 삭감하지 않아
예결위, 예산안 중 0.76%인 61억 6400만원(20건) 삭감했지만,
신속집행 이유로 삭감한 예산 빼면 0.10%인 8억 5400만원 삭감한 셈
줄포 생태공원 생태관 방수공사 등 9건 전액 삭감…계획 수포로
100% 도비인 주민참여예산 2건 삭감되면서 “이율배반적” 비난 나와
전국적 비판 받았던 ‘국제화여비’는 오히려 증가했음에도 손도 안 대
특혜시비, 혈세낭비, 흔적지우기 등 논란이 큰 사업 등은 모두 ‘OK’

  • 기사입력 2023.12.25 17:43
  • 최종수정 2023.12.25 22:01
  • 기자명 김태영 기자

혹시나 했는데 역시나였다.

행정사무감사 등에서 나타난 부안군의회의 저급한 수준은 예산심의 과정에서도 여실히 드러났다.

깎지 말아야 할 예산은 깎고, 반드시 삭감해야 할 예산은 삭감하지 않는 등 졸속 심의를 넘어 수준 이하였다.

예산심의를 통해 견제와 감시는 고사하고 ‘불요불급’한 예산을 걸러낼 분별력도 없었다.

‘있으나 마나’할 정도였다.

“차라리 없는 게 낫다”는 말이 나올 만큼 이번 부안군의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예결위)는 ‘군민 민폐’였다.

부안군의회는 지난 14일 본회의를 열고 예결위가 수정 의결해 상정한 8018억여원 규모의 내년도 부안군 예산안을 통과시켰다.

이는 전년 본예산 대비 479억원 늘어난 규모다.

회계별로는 일반회계가 7647억원으로 469억원 늘었고, 특별회계는 371억원으로 10억원 증가했다.

앞서 예결위는 예산심의 과정에서 공공하수도 및 하수슬러지 처리시설 운영비 53억 1000만원, 줄포 생태공원 생태관 방수공사비 3억원 등 20개 사업에서 본예산안(8018억여원) 대비 0.76%인 61억 6400만원을 삭감했다.

하지만 공공하수도 및 하수슬러지 처리시설 운영비 53억 1000만원은 신속 집행 대상이 아니라는 이유로 일시적으로 삭감한 것이어서 면밀히 따지자면 삭감이라고 볼 수 없다.

이들 운영비는 매년 지출되는 민간위탁사업비로 본예산이 아니면 추경예산으로라도 반드시 집행해야 해서다.

따라서 이번에 예결위가 실질적으로 삭감한 예산은 8억 5400만원으로 예산안 대비 0.10%에 불과하다.

역대급 ‘찔끔 삭감’으로 ‘있으나 마나 한 의회’란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문제는 삭감 규모도 규모지만 응당 삭감했어야 할 사업들은 삭감하지 않고 깎지 말아야 할 예산은 깎았다는 점이다.

예결위는 우선 잼버리 명목으로 줄기차게 해외여행을 다녀와 전국적인 비판을 받고 감사원감사 대상까지 됐으면서도 오히려 증가한 군수와 공무원들의 해외경비인 ‘국제화 여비’를 손도 대지 않았다.

게다가 이미 리모델링비로 8억 4000만원을 지출하고도 또다시 9억원을 들여 리모델링 하겠다고 해 차라리 새로 짓는 게 낫겠다는 비판이 나오는 상생협력센터((구)부안해양경찰서) 대수선비와 전임군수 흔적지우기 논란을 야기하고 있는 마실축제 ‘캐릭터’ 예산(1억원)도 삭감 조서에 올리지 않았다.

장소 이전을 이유로 전년에 비해 대폭 늘린 마실축제 예산 증가분(6억) 또한 불요불급하다고 평가하고도 도비(2억)를 확보했다는 이유로 삭감하지 않았다.

특혜로 분류된 스마트팜 청년인건비(7560만원) 역시 도비 등이 포함됐다는 사유로 깎지 않았다.

이 밖에 적지 않은 예산이 불요불급하다는 평가를 받고도 국·도비가 들어있다는 이유로 삭감조서 목록에 오르지 않았다.

반면, 100% 도비이면서 주민참여사업인 상서면 공영주차장조성사업과 진서운호마을안길포장공사는 삭감됐다.

형평성에 어긋난 것을 넘어 이율배반적이라는 비난이 나온다.

이들 사업이 도의원이 내려보낸 사업이다 보니 향후 정치 지형을 염두 한 일부 군 의원들이 도의원의 치적을 의식해 삭감한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곰소 다용도부지 공연장 무대 설치비는 혈세 낭비 논란 속에서도 집행부가 제출한 1억 2000만원 중 2000만원이 삭감됐지만 1억원이 확정되면서 사업이 탄력을 받게 됐다.

그러나 줄포생태공원 생태관 방수공사(3억)와 정원 주동선 정비공사(5000만원), 고등학교 기숙사 환경개선사업(1억원), 상서면 공영주차장 조성사업(2000만원), 진서운호마을안길포장공사(5000만원) 등은 불요불급하다는 평가를 받으며 사업비가 전액 삭감되면서 모든 계획이 수포로 돌아갔다.

국제 도자박람회 참가비(4400만원)와 단체 청자체험 강사료(1200만원), 소상공인 복합지원센터 위생관리자 인건비(1560만원), 부안군체육회 인건비(3700만원) 등도 삭감돼 동력을 잃게 됐다.

이와 함께 조남철 흉상 제작비(3500만원)도 전액 삭감되면서 추진 계획이 물거품 됐다.

여기에 문화재단 출연금(14억 8118만원 중 7100만원 감)과 스마트 복합쉼터 전기차 충전소 조성사업(1억 2000만원 중 5000만원 감), 국외 교류 추진 민간인 국외여비(5000만원 중 3000만원 감), 석정문학관 리모델링 용역비(2000만원 중 1000만원 감), 농어촌종합지원센터 사업지원(1억 2000만원 중 1000만원 감) 등도 사업비가 일부 삭감돼 당초 계획에 차질을 빚게 됐다.

53억 1000만원이 삭감된 공공하수도 및 하수슬러지 처리시설 운영비(4건)는 신속집행 대상이 아니라는 이유로 삭감됐기 때문에 추경 때 다시 살아날 전망이다.

다음은 부서별 삭감 건수 및 금액이다.

▲자치행정담당관 국외 교류 추진 민간인 국외여비 1건 3000만원 ▲문화예술과 문화재단 출연금 등 4건 1억 3700만원 ▲교육청소년과 고등학교 기숙사 환경개선사업 1건 1억원 ▲산림정원과 생태관 방수공사 등 2건 3억 5000만원 ▲농촌활력과 농어촌종합지원센터 사업지원 1건 1000만원 ▲해양수산과 소상공인 복합지원센터 위생관리자 인권비 1건 1560만원 ▲건설교통과 진서운호마을안길포장공사비 등 4건 1억 4000만원 ▲상하수도사업소 통합관리 공공하수도시설 운영 등 4건 53억 1000만원 ▲문체사업소 조남철 대국수 흉상제작비 등 2건 7200만원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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