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안군·부안군의회, 정신 못차렸나…그렇게 욕먹고도 국제화여비 오히려 늘려

의회들 한통속 비판 직면…의회 해외연수 등 예산 올해 대비 크게 늘어
주민들 “서로 윈윈하는 것, 의회 차라리 없는 게 낫다”
부안군 관계자 “크루즈 본격 추진 단계로 예산 늘어난 것”
“의회 예산 늘어난 건 올해 삭감된 예산 다시 세워서”

  • 기사입력 2023.12.26 19:23
  • 최종수정 2023.12.26 19:24
  • 기자명 이서노 기자

공무원들이나 정치인들의 해외 연수 등은 항상 뜨거운 감자로 떠오르며 논란의 대상이다.

외유성으로 보는 시각이 강하기 때문이다.

한데 부안군은 이런 시각에 게의치 않는 모양새다.

지난 8월 열린 2023새만금 세계스카우트 잼버리 파행으로 인해 부안군 공무원들의 외유성 해외 연수 논란이 불거지자 옥천군 등 많은 지자체들이 해외 연수를 반납하는 사례가 줄을 이었다.

그런데 정작 당사자였던 부안군은 내년도 해외 연수 등의 예산을 오히려 늘렸다.

곳간을 잘 지켜야 할 부안군의회 역시 해외 연수 등의 예산을 늘리며 부안군과 함께 한통속이라는 비난을 면키 어려워 보인다.

특히 부안군은 그동안 매년 혈세로 해외 연수나 행사 등을 이유로 수억 원씩 쓰고 있지만 부안군 발전이나 군민들의 삶의질 향상 등 군정발전을 위한 사업에 반영된 건 찾아보기가 어렵다.

지난달 열린 행정사무감사에서 이강세 의원이 해외연수 등에 대한 문제를 거론 했을 때도 자치행정담당관은 "지금까지는 연수를 다녀와서 실질적으로 반영한 통계나 그런 자료가 없었다"고 밝힌 바 있다.

부안군은 잼버리라는 이름을 앞세워 여러차례 해외 행을 했지만 외유성 논란만 불러 일으키며 부안군을 흠집 내는 결과를 초래했다.

군민들이 군수나 공무원, 또 의원들의 해외연수 등의 일정을 외유성으로 보는 건 이런 이유 등 때문이다.

부안군에 따르면 부안군의회를 포함한 내년도 국제화여비와 국외업무여비 예산은 4억7680만원으로 올해 4억2370여만원 대비 5500여 만원이 증가 했다.

세부적으로는 크루지 기항 유지 관련 행사 참석 비용이 440여 만원(110여만원·4명)에서 3000만 원(250만 원·4명, 3회)으로 늘었고, 공무원 해외 선진행정 연수는 2730만 원(70만 원·39명)에서 3000만원(50만 원·60명)으로 금액은 소폭 증가했지만 참여 인원은 대폭 늘었다.

국외교류협약 등 추진은 3000만 원(150만원·10명, 2회)에서 5000만 원(125만원·20명, 2회)으로 2000만 원 증가했고, 직무관련 해외연수(400만원·10명)와 장기근속 우수공무원(퇴직) 글로벌 체험연수(500만 원·15명) 등은 동일하다.

반면 추가 비용을 자부담으로 내야 하는 공무원 해외 배낭연수는 9000만 원(250만원·36명)에서 5000만 원(250만원·20명)으로 줄었다.

부안군의회 해외 연수 등의 예산은 올해 300만원이었는데 8200여 만원으로 큰 폭 늘었다.

올해 의회 국외여비는 전북 시군의회 의장협의회 수행여비 300만 원(1명)뿐이었는데, 내년도는 전북 시군의회 의장협의회 수행여비 300만원 이외 의원 공무국외출장비 4400만원(440만원·10명), 의원 해외연수 등 외국 출장 수행여비 1760만원(440만원·4명), 도서지역 기초협의회 수행여비 300만 원(1명), 공무원 선진지 벤치마킹 국외연수 1000만원(250만원·4명), 장기근속 우수공무원(퇴직) 글로벌 체험연수 500만원(1명) 등이 세워졌다.

의회는 지난 8월 잼버리 야영지에서 폭염으로 온열환자가 속출하는 등 논란이 일고 있는 시점인 3일 국외출장심사위원회를 열고 해외 크루즈 연수 결정을 내렸다가 논란이 일자 취소했었다.

8월말께 의원 10명과 의회사무과 직원 4명이 수천만 원의 군비로 해외 크루즈 연수를 떠날 계획을 세웠다가 언론 등으로부터 뭇매를 맞으면서 취소 결정을 내린 것이다.

그런데 의회는 그렇게 비난을 받았으면서도 내년도 해외 연수 등의 예산을 크게 늘렸다.

부안군과 의회가 이처럼 해외연수 등의 예산을 늘린 사실이 전해지면서 한통속이라는 비판이 잇따르고 있다.

주민 A씨는 “서로 윈윈 하는 것이다. 집행부도 해외 많이 가고, 의원들도 의원 하는 동안 해외 한 번 가보자 그런 것 아니겠느냐”며 “이번 예산 심사를 보면 하수처리장인가 그것 빼면 실질적으로 삭감된 예산이 거의 없다. 집행부에서 요구한대로 의견 다 들어주고 자기들 챙길 것 다 챙기고, 민주당끼리 같이 한식구 되어서...,”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새만금 예산도 일부 복원됐다고 그러는데 지역적으로 보면 부안쪽에 있는 가력도라든가 생태환경용지 그런 부분은 전액 삭감됐다. 일부지만 김제, 군산 그쪽 예산만 살아났다. 어떻게 보면 이원택 의원이 자기 지역인 김제만 신경을 썼다는 것 아니겠느냐”며 “우리 부안만 소외 당하는 것이다. 의원들도 그때만 머리깎고, 우리는 실속이 없다. 자기들 여비나 그런 것 좀 챙기고 자기 지역구 사업이나 챙겨주면 조용히 입다물어 버리고”라고 씁쓸해했다.

주민 B씨는 “부안군이 정신차릴려면 멀었다. 잼버리 때 해외연수 문제로 방송에 나오고 그렇게 난리를 내놓고 해외에 나가는 예산을 줄여야 할 판에 늘리냐”면서 “의원들도 부안군이나 똑같다. 잼버리 때 두 기관 모두 해외 연수 문제로 논란을 일으켰으면 자제를 해야지 해외를 더 나가려 하느냐, 차라리 의원들이 없는 게 낫겠다”고 맹비난했다.

이와 관련해 부안군 관계자는 “크루즈 예산이 3000만 원으로 늘어났다. 올해는 준비하는 단계였다면 내년부터는 본격적으로 추진하기 위한 것”이라며 “의회 예산이 늘어난 건 올해 취소됐던 예산이 세워졌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어 “공무원들의 해외배낭연수는 잼버리 때 외유성 논란이 있어 전액 삭감을 하려고 했다가 공무원들의 복지차원에서 일부 다시 세운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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