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각심 주기’냐 ‘코드인사’냐…갈등 깊어지는 의회 인사 후폭풍

  • 기사입력 2024.01.14 22:06
  • 최종수정 2024.01.14 22:11
  • 기자명 김태영 기자

최근 이뤄진 부안군의회 인사를 두고 의회 내부에서 갈등이 깊어지고 있다.

무사 안일한 직원들에게 경각심을 주기 위한 인사라는 평가도 있지만 코드 인사라는 비판도 적지 않다.

특히 특정 직원을 승진시키기 위해 6급 팀장을 교육파견 보내고 그 직원을 승진(6급)시켜 그 자리에 앉히면서 후폭풍이 거세다.

의회는 지난 2일과 8일 직원 7명에 대한 교육파견 및 2024년 상반기 승진·전보 인사를 단행했다.

의회 직원이 22(파견직·2명)명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적지 않은 규모다.

이번 인사에서는 친 의장계로 분류되는 인물들이 승진하거나 요직을 차지한 반면, 인사 정책에 반기를 들거나 젯밥에 관심을 보인 직원들은 불이익을 받았다.

인사가 발표되자 한쪽에서는 인사전횡이라는 볼멘소리가 나오는가 하면, 다른 한쪽에선 무사안일 한 직원들에게 경각심을 줘 의회를 일하는 조직으로 거듭나기 위한 일종의 자구책이라는 평가를 내렸다.

우선 인사전횡이라고 보는 쪽은 의장라인을 승진시키기 위해 팀장을 교육파견 보낸 점과 지난해 8월 승진해 현재까지 무보직인 6급 직원보다 이번에 승진한 직원에게 먼저 보직을 준 것에 대해 불편한 심경을 감추지 않았다.

‘좌천성 인사’이자 ‘특혜성 인사’라는 것이다.

한 직원은 “특정인을 승진시키기 위해 팀장을 교육파견 보내고 먼저 승진한 무보직이 있는데도 그 직원은 놔두고 이번에 승진한 사람에게 보직을 주는 건 큰 문제”라며 “엄연한 코드인사”라고 비판했다.

이에 비해 자구책이라고 평가하는 이들은 의회 직원분위기가 전반적으로 무사안일주의·보신주의가 팽배한데다 제사보다는 젯밥에 관심이 많은 모습을 보여 뭔가 특단의 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여론이 의회 안팎에서 상당해 인사를 통해 경각심을 줄 필요가 있었다고 주장한다.

부안군의회 A의원은 “현재 부안군의회 6급 직원들이 대체로 무사안일한데다 승진에 유리한 자리를 꿰차기 위해 눈치 보기에 급급한 모습”이라며“인사를 통해 경각심을 줄 필요가 있었다”고 말했다.

실제 의회 6급 직원 몇몇은 지난해 8월 의장이 사무운영 직렬인 6급 직원을 다른 직렬로 전직시키려 하자 이에 반발해 세종시까지 출장가 법적으로 문제가 없는지 등을 따지는 등 볼썽사나운 행태를 취하는가 하면 몇몇은 향후 5급 전문위원자리를 차지하기 위한 극심한 눈치 보기를 하면서 비판의 도마에 오르내리기도 했다.

이 같은 볼썽사나운 모습이 연출되자 당시 몇몇 의원들은 의장에게 “직원들이 일은 안하고 온통 잿밥에만 관심이 있다”며 “5급 전문위원자리를 당분간 내부에서 발탁하지 말고 임기제를 통해 외부에서 영입하자”고 제안하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의회가 일하는 조직으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일 잘하는 직원은 우대하고 일하지 않는 직원은 도태되도록 타 기관과 인사교류를 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마련하는 등 의회 인사 규정에 변화가 필요하다는 반응도 나왔다.

의회 직원들의 인사교류에 대한 필요성은 지금도 꾸준히 거론되고 있다.

이런 인식 때문인지 이번인사에서 문책성 인사로 보이는 부분을 놓고는 당사자들을 제외하고는 뭐라 말하는 이들이 거의 없는 상황이다.

‘자업자득’으로 보는 분위기다.

그러나 특정직원을 초고속으로 승진시켜 보직을 준 부분에 대해선 말들이 많다.

게다가 이 직원이 상관지시마저 따르지 않는 모습이 수차례 감지되면서 때 아닌 ‘옥상옥’ 논란까지 일고 있다.

복수의 의회 직원들은 “고참 팀장을 교육파견 보내면서까지 승진시켰다고 말들이 많은데 이제는 과장님을 무시하는 듯한 행동까지 보이고 있다”며 “의회 직원들 분위기가 엉망”이라고 전했다.

이와 관련 김광수 의장은 “이번 인사는 일하는 조직으로 거듭나기 위한 불가피한 인사 였다”며 “일 잘하는 직원은 우대하고 일하지 않은 직원은 벌을 줘야 무사안일주의에 빠져있는 직원문화가 바뀐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인사후면 서운한 점이 있기 마련”이라며 “일을 열심히 하는 직원은 우대하고 일하지 않는 직원은 도태될 수 있도록 인사교류정책을 마련키 위해 노력하고 있는 중”이라고 말했다.

옥상옥 논란에 대해선 “따끔하게 주의를 줘 다시는 이런 얘기가 나오지 않도록 하겠다”고 했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