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안 중증장애인 거주시설 문제, 장애인 성폭력·학대 문제로 확산하는 분위기

중증장애인 학대·성폭력 두고 서로 상반된 반응이지만 후폭풍 일파만파
전 시설장 측 “덮으라는 식 얘기 했다” VS 운영 법인 측 “사실 아니다”
전 시설장 “왜 긁어부스럼을 만드느냐, 지나간 것인데 그것까지 그러냐 했다”
시설 측 사무국장 “법인 국장이 윗선에서 확대되는 것 원치 않는다는 식 말 했다”
한울안 측 관계자 “법인·이사장 비방 명예훼손에 대해 형사고발했다”
경찰청 관계자, 장애인 성폭력 사건 “수사 진행 중”

  • 기사입력 2024.01.31 18:44
  • 최종수정 2024.02.05 20:27
  • 기자명 이서노 기자

시설장 인사 문제로 시끄러운 중증장애인 거주시설에서 장애인 학대가 발생하고, 또 타시설에서 이 시설로 전입해 온 중증장애인 가운데 전 시설에 있었을 때 성폭력을 당했다는 주장이 나오면서 시설장 문제가 장애인 학대와 성폭력 문제로 확산하는 분위기다.

이 두 사안에 대해 운영 법인 측에서 덮으라는 식으로 얘기를 했다는 주장이 나와서다.

전 시설장 측은 운영법인 측에서 “왜 긁어부스럼을 만드느냐”, 성폭력과 관련해서는 “왜 지나간 것인데 그것까지 그러냐”며 덮으라는 식으로 얘기를 했다고 주장하는 반면 운영법인 한울안 측은 “개인의 주장이고 사실이 아니다”라는 서로 상반된 입장을 보이고 있지만 이로 인한 후폭풍은 더욱 커지는 모양새다.

이 같은 논란이 일고 있는 곳은 최근 시설장 인사 문제와 사무국장 자택 대기발령 등으로 잇따라 파열음이 일고 있는 부안군 내 하나밖에 없는 중증장애인 거주시설인 둥근마음보금자리다.

해당 시설 관계자 등에 따르면 장애인 학대 건은 당시 직원 가운데 한 명이 처음 밝히면서 알려지게 됐다.

수면위로 떠오른 건 2023년 7월쯤으로 시설 내 한 직원이 장애인에게 A4 용지에 ‘오줌을 싸지 않겠습니다’라는 문구를 써서 무릎 꿇고 손들고 있게 했다는 것.

이때 당시 시설 측은 한울안 측에 이 사실을 보고 했지만 덮으라는 식의 말을 했다고 한다.

하지만 시설 측은 메뉴얼에 따라 자체적으로 시설 내 인권지킴이단 회의를 열고 지금의 전북특별자치도 장애인권익옹호기관에 신고를 했다.

한데 조사 과정 중에서 이 말을 했다던 직원이 주장을 번복하면서 이 학대 건은 ‘잠재적 위험'으로 결론이 났다.

이 학대 건은 다른 직원 가운데도 이 모습을 봤다는 주장이 나와 새로운 국면을 맞이할 수도 있지만 당시 시설장은 정년을 이유로 면직이 된 상태이고, 사무국장은 자택 대기발령 중으로 재조사는 현재 안갯속이다.

장애인 성폭력 사건은 작년 10월 중순쯤 외부로 드러났다.

시설 내 직원 A씨가 당직 근무를 하면서 저녁 무렵 생활인인 중증장애인들과 얘기를 나누면서 성폭력 인권침해 의심을 최초 인지 한 것.

A씨가 장애인 B씨와 얘기를 하면서 여기서 생활하는데 불편한 점이 있는지, 타 시설에서는 어땠는지를 물었는데 대화 과정에서 피임약을 먹었었다는 얘기가 나온 것이다.

그 말을 들은 A씨는 무슨 일이 있었느냐고 물었고, B씨는 전에 원장이 골방으로 불러서 갔더니 윗옷을 벗기고 가슴을 만졌다는 등 성폭력과 관련한 내용들을 꺼냈다는 것.

옷을 벗으라고 해서 벗지 않으려고 했더니 몽둥이로 때렸다는 얘기도 하고, 너무 무서워서 고함을 쳤는데 경찰에 신고를 해서 도벽으로 병원에 입원시켰다는 충격적인 얘기도 나왔다.

이 상황은 한울안 측에 보고가 됐지만 장애인 학대 건이나 성폭행 건을 심각한 상황으로 받아들이지 않았다는 게 전 시설장 측의 주장이다.

전 시설장은 “장애인 학대 부분이 우리 시설 안에서 일어난 부분이 있다. 그 부분하고 저쪽(타 시설)에서 성폭력을 당해가지고 저희들 한테 와서 전부 실토를 한 부분이 있다”며 “인권문제 중요하다고 얘기를 했는데 거기서 덮으라고 하는 것이다. 왜 긁어부스럼을 만드느냐고 그 얘기를 이사장이 분명이 했다. 성폭력 부분도 왜 지나간 것인데 그것까지 그러냐, 하더라도 본인이 안 해도 되고 후임자가 해도 된다. 이런 식으로 분명히 했다”고 주장했다.

시설 측 사무국장은 “10월 말경 법인 사무국장과 장애인 학대 문제와 성폭력 문제에 대해서 얘기를 했는데 사무국장은 윗선에서 덮으라는 식으로 얘기를 하며 확대되는 것을 원치 않는다는 식의 말을 했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한울안 측은 서면을 통해 이 같은 주장이 사실이 아니라는 입장을 전해왔다.

한울안 측 관계자는 “개인의 일방적인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며 “현재 법인에서는 법인과 이사장을 향한 근거 없는 비방과 명예훼손에 대해 형사고소를 했다”고 말했다.

이어 “확인되지 않는 일방적인 주장에 대해서 답변드릴 의무는 없으며, 현재 제기하는 문제점은 이미 상급기관에서 판단을 받은 사항”이라며 “진행되는 사항에 대해서는 추후 형사고소 결과가 나오면 알려드리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향후 근거 없는 소문이나 일방적인 주장에 대해서는 저희 법인도 강하게 대처를 할 예정임을 알려드린다”며 부안뉴스를 압박하려는 의도의 내용도 덧붙였다.

부안뉴스는 두 차례에 걸쳐 한울안 측에 장애인 학대·성폭력 건에 대해 '덮으라는 식'으로 얘기 했는지 사실 확인을 위해 한울안 법인 측에 서면질의 했다.

한울안 측의 답변은 질문의 핵심을 비켜간 내용이었다.

첫 번째 답변은 “해당사건은 타 시설에서 일어난 사건으로 보고 받았고, 해바라기센터에 고발했다고 전달 받았다. 타 시설에서 일어난 사건으로 수사기관에서 조사중인 관계로 그 사안에 대해서는 저희가 답변드릴 사항이 아닌 것 같다”며 “주장의 출처 근거 사실 확인 여부에 대해서 알려주면 보다 명확한 답변을 할 수 있을 듯하다”고 답변해왔다.

이에 부안뉴스는 장애인 성폭력 관련된 주장과 내용에 대해 자세하게 설명하고, 장애인 학대 건은 추가 서면으로 질의 했다.

그런데 한울안 측은 두 번째 답변에서 ‘일방적인 주장에 대해서는 답변드릴 의무는 없고, 사실에 근거하지 않는 일방적 주장에 대해 답변하라는 요청은 자제해 달라’는 내용을 덧붙여 보내왔다.

한편, 부안뉴스 취재결과 장애인 성폭력 사건과 관련해서는 현재 지방 경찰청에서 수사 진행 중인 것으로 확인됐으며, 학대 건은 장애인권익옹호기관에서 현장 조사를 한 결과 증거불충분으로 ‘잠재적 위험’으로 결론이 난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청 관계자 역시 수사가 진행중이라고 밝혔다.

다만 “수사가 진행중인 상황은 저희가 말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렇듯 장애인 성폭력과 학대 부분이 불거짐에 따라 향후 조사결과에 따라 파장이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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